[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구직단념자가 역대 최고로 증가했고 체감실업률도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지향했지만 일자리 양은 물론이고 취업을 기대하는 심리도 후퇴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단념자는 52만4000명으로 2017년(48만1000명)대비 4만3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 규모는 2014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최고치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 동안 구직 경험이 있지만 비자발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예컨대 재취업이나 학업 등으로 잠깐 일을 쉬는 사람과 달리 원하는 임금 수준의 일자리가 없거나 경력 부족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구직단념자로 구분된다. 쉽게 말해 구직단념자는 취업포기자를 의미한다.
아울러 육아나 가사, 심신 장애와 같은 뚜렷한 이유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도 지난해 185만5000명을 기록했다. 국가통계포털(코시스)에서 확인 가능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코시스 통계를 보면 지난해 20~29세에서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은 28만3000명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39세는 18만3000명으로 2013년(20만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40~49세에서 '쉬었음'이라고 말한 사람은 19만6000명으로 2017년(18만8000명)보다 8000명 증가했다. 50~59세에서 쉬었다고 답한 사람도 37만3000명으로 2003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쉬었음'과 구직단념자 증가는 고스란히 체감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6%로 전년(11.0%)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체감실업률 11.6%는 코시스에서 확인 가능한 2015년 이후 최고치다.
15~29세 청년만 따로 보면 청년체감실업률은 22.8%로 전년대비 0.1%포인트 올랐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층 같은 경우 일을 하고 싶은데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쉬는 경우"라며 "30대 또는 50대에서 쉬었음이 증가하는데 최근 고용 상황이 안 좋은 영향이 있고 일부는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쉬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동향지수에서도 고용 관련 심리는 1년 사이에 크게 후퇴했다. 취업기업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 74로 전년동월(102)대비 28포인트 떨어졌다. 해당 지수가 100을 밑돌수록 취업 기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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