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1월08일 (로이터) -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셧다운이 18일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용 50억달러 요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립하고 있어 뚜렷한 종료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교착상태가 어떻게 해소될 것인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의원들, 의회 관계자들, 트럼프 정부 인사들 과의 인터뷰를 통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예측해보았다.
* 시나리오 1: 타협
정부 4분의 1이 폐쇄되면서 경제에 타격을 주기 시작해 양측이 어느 정도 양보하고 딜을 성사시킬 수 있다.
'장벽'이 아닌 담. 트럼프는 '장벽'에 대한 펀딩을 요구해왔지만, 철제 펜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었다. 일부 국경 지대에는 이미 높은 나무 펜스가 쳐져있고, 더 지어지고 있다. 추가 펜스에 대한 펀딩에 합의하면 트럼프는 승리 선언을 할 수 있고, 민주당은 장벽을 건설하는 것은 막았다고 말할 수 있다. 통행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나 다른 타입의 펜스의 경우도 비슷하다.
전지형 차랑(all-terrain vehicles)이나 기마 국경 수비대를 더 많이 배치하는 등 미국과 멕시코 간의 국경을 강화하는 다른 방법들도 있다. 불법 활동을 하는 트럭이나 버스를 스캔하기 위해 대형 금속탐지기도 투입할 수 있다.
예산 규모는 트럼프가 요구하는 장벽 건설비용 50억달러와 민주당이 제시한 국경 안보 비용 16억달러 사이에서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다.
* 시나리오 2: 트럼프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이 미국의 안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기 때문에 장벽 건설을 위해 기존 연방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 권한을 자신이 갖는다고 주장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헌법상 의회가 세금 사용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정책 논쟁에서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싸움으로 비화될 것이다. 민주당은 법정 다툼을 시작해 트럼프 대통령을 저지하려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 시나리오 3: 민주당 양보, 트럼프 승리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척 슈모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벽 건설 비용을 조금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재고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들 사이에 장벽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 달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민주당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셧다운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 시나리오 4: 트럼프 양보, 민주당 승리
연방정부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주된 책무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이 일상적인 문제들을 점점 더 많이 체감하게 되면서 셧다운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깨닫게 될 수 있다.
국립공원과 박물관 폐쇄도 폐쇄지만, 현재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연방 공항 보안 검색관들이 병가를 내기 시작해, 공항 이용에 지연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년 전부터 장벽 건설을 약속해왔고(처음에는 멕시코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민주당이 자신의 길을 막는다며 계속해서 공격했다. 이제 셧다운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을 깨닫고, 뜻을 굽혀 민주당의 셧다운 종료 예산안에 서명하는 한편으로는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2월8일까지 국토안보부에 대한 예산 지원을 가능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백악관과 의회에 국경 안보에 대한 협상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농무부와 법무부, 상무부 등 다른 기관들은 별도의 법안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이번주 민주당은 하원에서 기관별로 예산 지원안 승인을 시작해 상원으로 넘길 계획이다. 그러면 공화당은 이 법안을 승인할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프로젝트 명목으로 이를 저지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한다. 예를 들어 재무부 자금 지원 법안을 저지하게 되면 미국인들의 세금 환급이 늦어질 수 있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