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미국 중앙은행(Fed)이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인해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자재와 인력 부족으로 물가 및 임금 상승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Fed의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착수 시기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부족’이란 표현만 77회 등장Fed는 8일(현지시간) 발간한 베이지북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외식과 여행, 관광업종이 타격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지난 7월 초부터 8월까지 경기 회복 속도가 다소 완만해졌다”고 평가했다. Fed는 7월 베이지북에선 완만하던(moderate) 경제 성장이 탄탄해지고(robust) 2018년 이후 가장 강력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완만해졌다고 선회한 것이다.
베이지북은 Fed 산하 12개 지역 연방은행이 기업인과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역경제 상황을 종합한 경기동향 보고서다. 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Fed는 이번 베이지북을 통해 “수요는 완만하게 늘고 있지만 공급 문제와 인력 부족으로 경제활동이 제약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베이지북에선 부족(shortage)이란 단어가 77회 나왔다. 델타 변이(32회) 용어보다 45회 많았다. 그만큼 공급 문제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가 상승세도 여전하다고 봤다. Fed는 “12개 지역 연방은행 중 절반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력하다고 했지만 나머지 절반에선 ‘보통’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만 다섯 번 임금 올려”Fed는 “전반적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력 부족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직과 조기 퇴직이 증가하고 보육 문제 때문에 노동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를 중심으로 임금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보너스를 주고 임금 인상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Fed에 따르면 클리블랜드에 있는 한 트럭운송 회사는 올 들어 다섯 번이나 임금을 올렸다.
인력 부족은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7월 기준 채용 공고가 총 1093만 건으로 2개월 연속 1000만 건을 넘었지만 실제 채용 건수는 667만 건에 그쳤다. 인력 수급 불일치 건수가 426만 건으로 역대 최대였다. 노동력 및 공급 부족으로 경기 회복이 늦어지자 오는 21~22일 열리는 FOMC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확정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경제가 예상대로 계속 전진한다면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최근 발언과 비슷한 수위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고 실업자 수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있다”며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내는 게 가장 좋다”고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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