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국내 1위 보툴리눔톡신 기업인 휴젤 인수전에 뛰어든다. 인수에 성공하면 삼성은 지난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 인수 이후 4년여 만에 조 단위의 대규모 인수합병(M&A) 거래를 성사시키게 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휴젤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기업 실사에 착수했다. 국내 로펌 김앤장과 회계법인 등 인수 자문사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과거의 미래전략실 역할과 유사한 삼성전자 (KS:005930)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주도적으로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의 휴젤 인수 추진은 바이오 사업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휴젤은 필러 등 단순 미용 제품뿐 아니라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해 앞으로 소아 뇌성마비, 뇌졸중 치료 및 완화제 등 바이오 의약품 제조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CMO)사업과 휴젤을 중심축으로 한 에스테틱사업을 통해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인수주체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거론하기도 한다.
삼성의 참여로 휴젤 인수전은 재계 큰손들 간 경쟁 구도가 됐다. GS그룹과 SK그룹도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휴젤 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은 당초 수의계약 방식으로 조용히 인수자를 찾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수 희망자가 몰리면서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회한 바 있다. 희망 매각가는 2조 3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현금 자산만 100조원 가량 된다“며 실탄이 충분한 만큼 삼성의 인수 의지에 따라 매각전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은 2001년 설립된 국내 1위 보톡스 업체다. 시장점유율 50% 수준이다.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성공한 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5년까지 선두였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분쟁을 벌이고 품목 허가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2015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동 창업자 중 2명이 보유 지분을 정리했고, 나머지 1명이 2017년 지분을 베인캐피털에 매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점도 매력 요소로 꼽힌다. 일본과 대만, 베트남 등 27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 2110억원, 영업이익 780억 원이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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