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기술투자는 올 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3188억 원을 나타냈다. 지난 2분기 17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후 계속해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4000억 원을 웃도는 등 우리기술투자 설립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우리기술투자의 매출도 전년 대비 82% 감소한 246억원에 그쳤으며 3분기에도 매출은 61억원 가량 증가해 지난해 동기 대비 92% 급감한 307억 원에 머물렀다.
우리기술투자의 '실적 쇼크'의 원인으로는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의 공정가치를 평가한 결과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낮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기술투자는 2015년 자기자본을 활용해 두나무 지분을 인수했는데, 보유 지분 가치가 한 때 8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지금은 4500억 원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기준 누적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실 3393억 원을 인식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우리기술투자의 보유 지분 가치를 바탕으로 산출한 두나무의 기업가치도 3분기 말 기준 6조 30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두나무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거래대금으로부터 창출되는 영업수익과 향후 거래대금 추정치 등을 바탕으로 책정된 수치다. 지난해 말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20조 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급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의 파산 등의 여파로 향후 코인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어 두나무의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기업가치도 더욱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기술투자의 실적 감소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기술투자는 실적 급락의 여파로 한때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시가총액이 28일 3692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최근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우리기술투자는 다른 투자사와 달리 두나무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한 탓에 대규모 평가 손실을 기록한 것”이라며 “최근 시장 유동성 위축의 영향으로 당분간 차익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