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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시장에서 NFT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유명 NFT 컬렉션을 모방한 ‘짝퉁’ NFT 작품들이 우후죽순으로 발행되고 있다. 컬렉션의 인기는 NFT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큰 규모의 투자자 커뮤니티를 지닌 컬렉션일수록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유명 컬렉션을 무단으로 차용해 NFT 가격을 높여보려는 전략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A씨가 구매했던 작품도 유명 NFT 컬렉션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ored Ape Yacht Club·BAYC)'을 오마주한 작품의 일종이다. 그런데 저작권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NFT 시장의 특성상 일반 투자자들은 오마주 NFT를 원래의 NFT과 혼동하기 쉽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NFT 판매로 인한 피해를 오로지 NFT를 구매한 투자자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오픈씨는 약관에 "오픈씨 이용자는 구매하고자 하는 자산의 적법성, 진본성 등을 확인할 책임이 있다. 오픈씨는 판매 중인 NFT의 적법성, 진본성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오픈씨는 NFT 중개에만 관여할 뿐 구매 이후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영어로만 제공돼 국내 투자자들이 참고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불공정한 약관이지만 법적으로 효력을 지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투자자들만 억울할 뿐이다. A씨는 "오픈씨에서는 환불이나 보상 등 어떠한 대처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메일을 보내도 명확한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NFT를 구매할 때 신중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로선 NFT 구매 후 발생하는 모든 리스크를 투자자가 짊어져야 하는 탓이다. 법무법인 리버티 이지은 변호사는 "구매한 NFT에서 저작권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면책 조항이 적용돼 오픈씨 측에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며 "현실적으로 NFT가 삭제된 뒤에는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자체가 투자자들이 전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있다"며 "NFT 구매 전 저작권 침해 여부를 스스로 따져보고, 저작권이 분명하지 않은 작품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