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법이 25일부터 시행됩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기준이 있다고 해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저희 교보생명은 내부통제 기준에 금소법의 주요 내용을 반영하고 엄정하게 적용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한 치의 틈도 없게 할 계획입니다.”
유홍 교보생명 소비자보호실장(최고고객책임자·CCO·사진)은 24일 “대표이사 주관으로 금소법 이행 준비를 해왔고 실무부서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왔다”며 “신뢰받는 소비자 중심의 보험영업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금융회사들은 금소법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의 상황에 걸맞은 상품을 권유해야 하고 모든 상품에 대해 청약철회권을 보장해야 한다. 판매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상품 판매액의 최대 5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금융회사들의 존폐가 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일단 유 실장은 금소법 시행에 따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금소법은 자격을 갖춘 모집인이 완벽하게 상품을 숙지해서 소비자의 상황에 맞게 가입을 권하는 문화를 확립해 줄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보험에 들면 소비자들의 혜택이 극대화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너무 엄격한 판매 기준을 적용하면 모집인들이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고 고의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실장은 “금소법과 관련해 대표이사가 사내 특별방송에 출연해 경각심을 고취했고, 영업현장 관리와 컨설턴트들도 소비자 보호 실천 다짐 행사를 벌이는 등 전사적인 준수 의지를 다지고 있다”며 “업무별로 반복 교육을 진행해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계약체결 단계에서부터 자필서명과 상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 계약 관련 서류 전달 등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교보생명은 금소법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나이스(NICE) 교보’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나이스는 꼭 필요한(Needful) 상품을 제때(In time) 제공하며 보험소비자를 배려하고 보살피며(Careful) 감성적으로 교류(Emotional)하겠다는 의미가 있으며 소비자 신뢰를 최우선에 두는 교보생명의 의지가 담겨 있다.
교보생명은 금소법 시행 이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상품 개발을 할 때부터 그랬다.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때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와 함께 소비자가 어떤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했다. 유 실장은 “이미 판매한 상품에서 나온 불만 사항을 확인하고 보험약관 적정성 협의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불리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이 없는지 점검해왔다”고 말했다.
고객의 소리와 관련해서는 ‘남의 얘기를 잘 알아듣는 총기’라는 뜻의 소릿귀 시스템을 구축해 다양한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유 실장은 “교보생명 보험가입자들은 ‘평생든든 서비스’를 통해 정기적으로 보장 내용과 미수령 보험금을 안내받아 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보험설계사(FP)들이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 이상으로 기존 계약에 대한 서비스를 충실히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온라인 교육도 자주 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완전판매 모니터링도 그가운데 하나다. 유 실장은 “보험을 들 때 정확하게 설명을 듣고 이해했는지 여부를 AI를 활용해 확인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품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마련한 다각적 금융소비자 보호 장치들은 금융권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2년 연속 생명보험 부문 최우수 회사로 선정돼 금융소비자 보호 우수회사 표창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는 소비자중심경영(CMM) 7회 연속 인증을 획득하며 ‘소비자중심경영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영예도 안았다.
유 실장은 “소비자 보호를 잘하는 회사로 인정받고 있지만 완벽한 체계를 마련했다고 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있다”며 “강도 높은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이 보험의 장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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