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800개 좌석도 부족해"…협소한 주총장에 뿔난 삼성전자 주주들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가 20일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에서 열렸다. 이번 주총은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만큼 1000명 넘는 주주들이 참가해 붐볐다. 이 때문에 장소가 협소하다는 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는 1000여 명의 주주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한 결과다. 액면분할로 2017년 말 15만8000여 명이었던 주주 수는 지난해 말 78만80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예년보다 2배 늘린 800석의 좌석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부족했다. 주총이 열리기 전 좌석은 가득찼고, 별도로 마련된 공간도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자리가 꽉 차 서 있는 주주들도 많았다.

삼성전자는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 수를 가늠할 수 없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회사 측은 충분한 간식을 제공하는 등 주주들의 편의에 힘썼지만, 한정된 공간은 불만의 목소리를 자아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의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주총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화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입장에만 30분 넘게 걸렸다는 한 주주는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주주들이 1시간씩 밖에 서 있었다"며 "주주가 많이 올거라는 이야기가 이미 있었는데, 이렇게 밖에 준비하지 못 했는지 아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주주도 "1000명이 왔다는 데 엘리베이터는 3개에 불과했다"며 "내년에는 꼭 개선되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은 "작년보다 많은 주주분들이 오실 수 있도록 교통 편의성, 시설 환경 등을 감안해 추가 공간을 마련했지만 불편을 끼쳐드린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보다 넓은 시설에서 주주 분들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을 의결했다. 김 부회장은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화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기술, 소비자, 경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기회를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도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했다. 분기 배당을 포함해 연간 9조6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의 책임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정책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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