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관료 출신 원로 인사들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앞에 두고 현 정부의 재정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전·현직 예산관료 모임인 예우회는 지난 14일 정기총회 겸 신년인사회를 열고 홍 부총리를 초청했다. 홍 부총리 역시 예산 쪽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1985년 예산분야 공무원의 친목 모임으로 출범한 예우회는 회원들의 예산 정책 경험과 노하우를 현직 공무원에게 전수하는 등 다양한 정책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우회 회원 중 장·차관 출신만 50여 명에 달한다.
이 자리에서 전직 관료들은 현 정부가 펴고 있는 재정정책을 들먹이며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로들을 중심으로 정부 재정정책이 원칙 없이 시행되고 있다는 데 대한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장 원내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냈고, 17일 예우회 9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원로 인사들은 특히 최근 정부가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준 것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는 후문이다. 현 정부 출범 초기 토목사업 비중을 줄인다고 해놓고 뒤늦게 다시 늘리는 데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고 한다. 부정확한 세수 추계 문제를 거론한 원로도 있었다.
원로 인사들은 그러면서 현직 기재부 예산 라인에 “지속 가능한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한 기재부 예산실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면서도 “선배 관료들 사이에서 기재부가 재정건전성의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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