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건담 손 위에 올라타고, 영화 ‘신과 함께’에서 나오는 지옥 세계를 현실처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30일 강남역 4번 출구에 문을 여는 국내 최대 가상현실(VR) 테마파크 ‘VR 스테이션’에서다. 지하 1층~지상 4층에서 다양한 VR 기기로 스포츠, 게임,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개장 하루 전 찾아간 VR 스테이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세트장. 묵직한 VR 고글을 쓰자 전투병기 에반게리온 속으로 이미 들어와 있다. “벌써 10분이 지났어요?”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다. 적을 향해 총을 쏠 때의 쾌감을 묵직한 쌍권총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바로 옆 건담 체험관.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있는 다이버시티를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건담의 손 위에 올라타 건담의 눈높이(15~18m)에서 오다이바 시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적이 공격해오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건담 손바닥에 앉아 엄지손가락만 꼭 붙잡고 있으면 끝까지 나를 지켜줄 테니까. 에반게리온과 건담 모두 일본의 유명 VR 엔터테인먼트 기업 반다이남코어뮤즈먼트가 개발한 것을 현대백화점그룹이 들여왔다.
마리오카트의 재미도 쏠쏠하다. 실제 자동차와 비슷하게 오른쪽엔 엑셀, 왼쪽엔 브레이크 장치를 설치해놨다. 고글을 쓰자 추억의 캐릭터 ‘슈퍼마리오’가 돼 레이싱을 펼친다.
VR 영화관에선 영화 ‘신과 함께’에 나오는 지옥행 열차가 압권이다. 다른 층의 VR 콘텐츠에 비해 화질(2K)이 좋지는 않다. 올해 말 중 두 배 더 좋은 4K 화질로 업그레이드해 선보인다고 한다. 12월 중순 이후 방문하면 몰입도가 더 커질 것 같다.
아쉬운 건 가격이다. VR 게임 4종을 즐길 수 있는 ‘빅4’ 이용권은 3만3000원, 6종을 이용할 수 있는 ‘빅6’ 이용권은 4만5000원에 판다. 각각의 게임이 10분 남짓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하면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VR 체험이 장시간 이어질 경우 어지럼증과 두통 등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있어 체험 시간을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한 번 가보면 다시 가보고 싶어질 만하다’고 추천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가쁜 현실에서 벗어나 한 시간의 VR 여행을 경험하기 좋은 공간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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