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농협은행장(사진)은 2일 신년사에서 “양범참랑(揚帆斬浪)의 자세로 미래 핵심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수익기반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양범참랑은 배가 돛의 추진력을 얻어 거센 파도를 가르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이 행장은 “지금 우리의 상황은 거친 파도와 풍랑을 마주하는 한 척의 배와 같다”며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힘차게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올해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 조짐과 늘어나는 가계부채 등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업종간 장벽을 허무는 4차 산업혁명 역시 은행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이유라고도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에 힘써야 한다고 이 행장은 강조했다. 미래 준비 방안으로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앞으로 은행의 경쟁력은 디지털 금융기업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는 지에 달려 있다”며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발굴하면서 ‘넘버원 디지털 전문은행’을 목표로 비대면 채널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 확장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핵심 사업”이라며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농협금융에 강점을 둔 글로벌 사업모델을 발굴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공금융 측면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다져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부터 지자체 금고를 빼앗으려는 경쟁 은행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금고쟁탈전에서 절대 우위를 확보하도록 공공금융 전문성과 서비스 질을 더욱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마케팅 전문가나 기업여신 심사역 등 각 분야별 금융 전문가 육성에 공들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농협은행은 올해 순이익 목표를 1조28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1000억원 가량 순이익을 낸 데 이어 ‘1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며 “어려운 경영여건을 극복하고 성장기반을 더욱 견고히 다져나가자”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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