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8월13일 (로이터) - 현재 원유 시장이 잠시 평온한 시기에 접어들었지만 미국의 새로운 제재 조치로 인해 이란의 석유 공급이 감소하게 되는 올해 말이면 폭풍(가격 상승)이 몰아칠 수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단기 공급 긴장의 완화, 현재의 낮은 가격, 수요증가세 둔화 등으로 석유시장이 잠잠해졌지만 이는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4년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은 유가는 산유국과 동맹국들의 증산 합의로 안정되었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은 유가가 하락 중이다. 리비아가 원유 수출을 재개하고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이란 석유 수입에 대한 면제를 부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이란 원유 수입국들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이란의 원유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3위 산유국인 이란은 일일 원유 생산량이 400만배럴로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4%를 차지하고 있다.
IEA는 "대이란 제재 발효에 여타 산유국들의 생산 문제가 더해지면 글로벌 원유 공급을 유지하는 일이 지극히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며 "적절한 예비 용량 쿠션을 유지하는 것을 포기해야만 원유 공급 유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의 숙적이자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공급 감소를 막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점을 공언해왔다. 사우디는 하루 약 104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생산량을 1200만배럴까지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원유 증산 조치가 실행될 경우 리비아,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과 같은 산유국들에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나타낼 때를 대비한 예비 용량 쿠션은 사실상 거의 남지 않게 된다.
IEA는 "따라서 시장 전망은 현재보다는 예비 용량 쿠션이 소진되는 시점에서 잠잠해짐이 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우려 외에 유가는 양호한 수요 성장에도 지지를 받는다. 최근 수년 간 유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는 반복적으로 크게 늘었다.
IEA는 올해 원유 성장세 예상치를 일일 140만배럴로 유지했다. 하지만 내년 예상치는 종전보다 10만배럴 늘린 149만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을 언급하며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무역 긴장이 고조돼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이 경우 원유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