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뷰'가 2주 만에 또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연말이지만 어쩐지 연말 기분이 나지 않는 연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혼란스럽게 지내다가 어쩌다 보니 12월인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빅딜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가장 큰 뉴스는 현대자동차가 로봇개 '스폿'으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사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한경 마켓인사이트 단독 보도였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이 지분을 나눠서 인수하는 구조라고 합니다. 가격은 1조원 미만입니다만 그래도 비싸다는 관전평도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자동차 회사를 넘어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비전'을 구성원과 소비자,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다면 설령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약간 비싸게 샀다 한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일에는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전기차 플랫폼(e-GMP)을 선보이고 향후 수소차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지요.
불과 2~3년 전까지 현대차그룹이 재무적으로도 어렵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변화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높게 평가하게 됩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지난달 24일 본입찰 이후에 2주 가까이 시간을 끌었습니다. 2주 간의 프로그레시브 딜을 통해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는데요. 경합했던 유진기업(유진그룹)도 끝까지 분투했습니다만 결국 분루를 삼키고 물러났습니다. 최종 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8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두산그룹이 어려워졌다고는 해도 100년 기업, 특히 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위기를 헤쳐 나온 '백전노장'의 느낌이 있습니다.
2주 전 딜리뷰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었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KCGI 등 3자연합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기각하면서 큰 고비를 넘었습니다. 이후 2일 산은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대금 5000억원을 납입했고, 3일에는 교환사채(EB) 발행을 받기 위한 대금 3000억원을 또 냈습니다. 이제 29일 산은이 한진칼 지분 10% 가량을 받으면 31일 주주명부가 폐쇄됩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숨을 돌렸습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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