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美 중앙은행 본부 건물 /로이터
미·중 환율전쟁이 막을 올린 가운데, 미국에서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Fed가 금리를 내려 대중 환율전쟁에서 정부를 지원해야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며, 시장에선 무역전쟁으로 커진 불확실성을 줄이기기 위해 올해내 세번까지 금리를 내려야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미국의 기준금리를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Fed가 연말 전에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또는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금리를 한차례 내린 Fed에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하며 추가 압박을 가한 것이다.
나바로 국장은 지난해 4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너무 빨리, 너무 나갔으며 성장률을 희생시켰다”며 “모든 사람이 Fed가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Fed의 금리 인상이 미국 달러를 강세로 만들어 수출을 억제했지만, 중국은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조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Fed 인사들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자세다. Fed의 대표적 ‘비둘기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AFP통신에서 “Fed가 무역전쟁의 변화에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Fed가 지난 1월 통화정책 스탠스를 되돌린 후 금리를 한차례 내렸지만 아직은 추가 조치가 필요한 지 말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불러드 총재는 “당장 추가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올해 한 번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무역 긴장 고조가 경제 전망을 복잡하게 만든다”면서도 “때때로 이러한 바람은 잦아지고, 때때로 거세진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경기를 사로잡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Fed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둔화되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수차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2020년 대선이 끝나기 전 더 이상 무역협상 타결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연내 세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리스크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노딜 가능성도 더해지면서 시장은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기대한다”며 “오는 10월 0.25%포인트 인하 등 총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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