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5월10일 (로이터) - 북한이 9일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BBC 기자를 추방했다고 BBC와 북한 관리가 말했다. 일단의 해외 언론인들은 36년만에 열린 노동당 대회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 중이다.
루퍼트 윙필드-헤이즈는 지난 6일 출국하려다 구금됐으며 8시간 동안 당국의 심문을 받은 후 조서에 “서명해야 했다”고 BBC는 밝혔다.
그는 BBC 프로듀서 및 카메라 기자와 함께 평양을 출발, 9일 저녁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윙필드-헤이즈는 베이징 공항에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북에서) 빠져나오게 돼서 매우 기쁘다. 이제 상사들을 만나러 가야 한다. 일단 빠져 나와 안심”이라고 말했다.
북한 관리 오룡일은 BBC 도쿄 특파원인 윙필드-헤이즈가 ‘사실과 현실을 왜곡한'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를 추방했다면서 다시는 입국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사무국장 오는 AP통신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은 우리 공화국 체제와 지도부를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평양을 방문한 또 다른 BBC 특파원 존 서드워스는 보도에서 “루퍼트의 보도 내용에 대한 의견 불일치와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보도에는 한 어린이 병원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는 것.
윙필드-헤이즈는 평양 시내에 있는 동 병원을 취재한 후 “환자들이 너무 건강해 보였으며 당직 의사가 한명도 없었다”고 보도했었다. “모든 게 진짜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는 것.
그는 또 자신이 김일성 동상 앞에서 보도하려 하자 경호원들이 “우리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불경한 짓을 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며 “우리는 해당 영상의 삭제를 요구받았다”고 덧붙였다.
서드워스는 보도에서 윙필드-헤이즈가 6일 출국하려다 제지를 받았으며 경비들에 의해 끌려 갔다고 말했다.
서드워스는 “그는 다른 팀원들로부터 분리됐으며 비행기 탑승이 금지됐다. 그는 한 호텔로 끌려가 보안 당국의 심문을 받았다. 그는 한 조서에 서명한 후 풀려나서 우리와 다시 합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BBC 대변인은 4명의 직원들이 아직 북한에 있으며 이들은 체류가 허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 정부가 루퍼트 윙필드-헤이즈 기자의 보도 내용에 분노해서 그와 그의 팀을 추방 당한데 대해 매우 실망한다”고 덧붙였다.
윙필드-헤이즈는 미 국적 선교사 케네스 배를 기소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으로부터 8시간 동안 심문을 받았다고 평양에 있는 또 다른 BBC 특파원 스티븐 에반스가 말했다. 배는 반국가 범죄로 2년 간 복역한 후 2014년 11월에 석방됐다.
북한은 노동당 대회 개최에 맞추어 12개국에서 온 128명의 언론인들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했다. 이는 이례적으로 많은 수의 기자에게 입국을 허용한 것.
북한 당국은 이들의 움직임을 밀착 관리했다. 약 30명 만이 9일, 잠시동안 대회장에 입장할 수 있었는데 이들은 입장에 앞서 근 세 시간 동안 보안 검색을 받았다.
대부분 기자들은 산모 병원, 전선 공장, 육아 센터 등, 북이 ‘보여주고 싶은 곳'들을 둘러 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윙필드-헤이즈는 당대회 개최에 앞서 일단의 노벨상 수상자들의 방북을 취재하기 위해 평양에 먼저 도착했었다. (제임스 피어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