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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지? 소리 듣는게 목표"…닥터자르트, 세상에 없던 화장품 '돌풍'

입력: 2019- 04- 25- 오전 02:43
"이건 뭐지? 소리 듣는게 목표"…닥터자르트, 세상에 없던 화장품 '돌풍'

“뭐지? 이게 약인가?”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가 2012년 세라마이딘 크림을 내놨을 때 소비자 반응이었다. 일반의약품과 화장품 용기는 달랐다. 닥터자르트는 연고처럼 생긴 튜브 안에 기능성 화장품을 담기로 결정할 때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였다.

용기뿐만이 아니다. 피부 보습에 좋은 세라마이드 성분의 특징과 콘셉트를 알리기 위해 제품 향을 ‘비 오는 날 흙을 한 줌 떴을 때 나는 냄새’라고 설명했다. 용기와 향에 대한 새로운 콘셉트를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이후에도 ‘밀림에서 호랑이들이 싸운 뒤 병풀(centella asiatica) 이파리에 몸을 비벼 상처를 치유한다’는 스토리를 내세워 시카페어 제품군을 알렸다. 닥터자르트를 운영하는 해브앤비가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서 작년 매출 4600억원을 올린 비결이다. 혁신과 시장 창출, 스토리텔링이 키워드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 브랜딩의 핵심

이진욱 대표

지난 23일 만난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는 닥터자르트 화장품을 ‘앨범’이라 불렀다. “정규 앨범 한 장 내놓는 데 보통 2년이 걸린다”고도 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쏟아내는 화장품업계에선 긴 기간이다. 이 대표는 “반짝하는 히트상품을 내놓는 건 쉽지만 브랜딩은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이건 뭐지?’ 하고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제품, 없던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혁신 제품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브랜딩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닥터자르트가 개척한 시장은 1집 앨범(제품)이 비비크림, 2집 세라마이딘, 3집 시카페어, 4집은 펩타이딘 등이라고 했다. 2005년 닥터자르트가 출시한 비비크림은 피부과에서 사용하던 치료 목적의 제품을 화장품으로 대중화한 국내 첫 비비크림이었다. 이후 대부분 업체가 비비크림을 만들기 시작했다.

닥터자르트는 2012년 다른 시장으로 넘어갔다. 보습 성분 세라마이드를 담은 화장품이었다. 개발에 2년 넘게 걸렸다. 연고처럼 생긴 세라마이딘 크림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만 100만 개 넘게 팔렸다. 2016년 출시한 시카페어는 호랑이가 자가치유용으로 사용하는 병풀 추출물로 제조해 병풀 화장품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지난해 선보인 펩타이딘은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 브랜드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펩타이드 성분을 시장으로 끌어낸 제품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그 시대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이라며 “펩타이딘을 내놓은 것도 미세먼지 스트레스 등 유해환경에 지친 피부에, 현대 도시인에게 활력과 에너지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은 광고사처럼

해브앤비의 일하는 방식은 광고회사와 비슷하다. 이 대표는 “정규 앨범을 내놓기 전엔 젊은 직원들과 기탄없이 토론하는 회의를 수차례 한다”며 “헛소리도 나오고, 배가 산으로 가기도 하지만 터무니없는 대화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세라마이딘의 대표 캐릭터인 노랑 펭귄 100마리를 조형물로 제작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플래그십스토어(사진) 마당에 전시하자는 아이디어도 그렇게 나왔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경기 이천에 있는 도자기 장인들을 찾아나섰다. 펭귄 모양의 거푸집을 만들고 2~3개월에 걸쳐 구워낸 펭귄 100마리는 가로수길에서 꼭 봐야 할 명소가 됐다. 이 펭귄을 무료로 한 마리씩 분양해주는 ‘펭집사’ 이벤트를 연 것도 소비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에서 시작한 아이디어였다.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펭집사 인증서를 올리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호기심 자극하지 않으면 도태돼”

이 대표가 꼽은 닥터자르트 브랜드의 성공은 ‘호기심’을 자극한 결과다. “제품도 마케팅도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모두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비싼 가로수길에 공장 같은 건물을 빌려 국내에서 가장 깨끗한 물, 가장 깨끗한 공기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구성하는 등 튀는 마케팅을 벌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핫플레이스에 저런 공장 같은 건물이 왜 있어? 펭귄은 왜 여기 있지?’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미친 짓’은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제품은 시장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닥터자르트의 5집 정규 앨범은 내년 출시된다. 이 대표는 “아직 브레인스토밍 단계여서 콘셉트도 안 나왔다”며 “뭔지 모르지만 완전히 새로운 게 탄생할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닥터자르트를 세계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닥터자르트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37개 국가에 진출했다. 2017년부터 2년 연속으로 미국 뷰티·패션 전문매체 ‘WWD(Women’s Wear Daily)’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뷰티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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