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원세영 에디터]
※ 로즈타운 모터스 Lordstown Motors Corp (RIDE)
1 어떤 기업
미국의 전기 픽업트럭 업체입니다. 2019년 가을에 과거 쉐보레 크루즈를 생산했던 오하이오 주의 GM 로즈타운 공장을 모태로 시작됐습니다. 해당 공장은 GM이 폐쇄를 했는데, 로즈타운모터스가 설립된 이후 공장의 용도를 변경해서 전기 픽업 트럭 ‘인듀어런스’ 생산을 추진해 왔습니다.
테슬라가 주도해서 일으킨 전기차 붐을 타고, 로즈타운모터스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작년 SPAC 합병을 통해서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주력 모델인 픽업트럭 인듀어런스는 작년 6월 스케치를 공개하고,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차종이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이를 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로즈타운 모터스에 상당한 기대감이 몰렸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 여러가지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문만 받아두고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주가 역시 급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재는 시장의 신뢰를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2 최근 이슈
수개월간 악재가 계속해서 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지난 6월 CEO와 CFO가 동반 사임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는 로즈타운모터스가 인듀어런스 선주문과 관련해 정보공개 의무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시장을 강타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도 신규 상장주에게는 리스크가 되었습니다.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받던 대규모 차량 생산 경험 부족 우려가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인듀어런스와 로즈타운모터스에 대한 신뢰도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실적이나 재무상태는 어떤가
차를 팔아 본적도 없고 차를 만들어 본적도 없기 때문에 잡히는 실적이 없습니다. 계속 투자받은 돈을 까먹고 있는 수준이고,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순손실이 기록되고 있어서 우려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 니콜라에 대한 공매도 리포트를 내면서 화제가 되었던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난 3월 로즈타운모터스를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힌덴버그 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로즈타운은 매출도 없고 생산할 수 있는 제품도 없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에 불과하다”며 “수요와 생산 능력 모두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폭로했습니다.
4 법무부 조사의 혐의점은?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로즈타운모터스가 발표한 생산 계획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양산을 예고했던 로즈타운모터스의 발표가 올해로 미뤄진 것처럼, 올해 9월로 예정된 생산 시작 일정도 몇 년 더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만약에 해당 지적이 사실이고, 로즈타운모터스가 이러한 우려를 알고도 사전 주문을 받았다면 사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에서 로즈타운모터스를 사기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이야기로는 로즈타운모터스 측에서도 사전 주문에 관한 일부 언급이 부정확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힌덴버그 보고서의 다른 내용은 사실과 다른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5. 시제품밖에 못 만든 이유는 혹시 차량용반도체 부족인가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이 시작된 것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조사 결과가 확실하게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역시 영향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지난 미주탐구 시간에도 소개해 드렸던 대로 모건스탠리에서 우려했던 생산 차질 리스크가 현실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신생기업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봐야 할 것 같고, 지난번 미주탐구 시간에도 9월 양산이 시작되어야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까지는 혐의에 불과하지만 기업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상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6월 CEO와 CFO가 동반 퇴사했는데, 이사회에서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2월 초 로즈타운모터스의 주가가 세번째 급등세를 기록했을 당시 CEO와 CFO 등 5명의 최고위 경영진들이 무려 800만달러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6. 인듀어런스 9월 안에 양산할 가능성은?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만약에 생산을 한다고 해도 초기 생산물량은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의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기 때문에 생산이 시작됐다는 뉴스만으로도 충분히 주가 반등과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경험 부족으로 인해 생산량이 100%에 도달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7. 전기 픽업트럭 만드는 경쟁사 현황은?
대량 생산 경험이 풍부한 기존의 자동차 업계들이 서서히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해 입지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쟁업체는 얼마전 F-150 라이팅 픽업트럭을 선보인 포드(F)입니다. 이 트럭은 2022년에 생산 예정이며 출고가는 4만 달러 이하에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테슬라(NASDAQ:TSLA)도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에는 사이버트럭 출시를 할 것으로 보이며, GM도 자체 전기 픽업 트럭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간을 조금 더 지체하게 된다면 전기 픽업 트럭에서 누릴 것으로 기대했던 선점 효과는 물 건너 가는 셈입니다.
8. 투자 시 유의할 점
로즈타운 모터스(RIDE) 52주 주가차트. 출처=인베스팅닷컴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만으로 로즈타운모터스를 매수하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커 보입니다. 현재 주식은 2021년 매출의 30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지만 시장의 목표 주가는 7.86 달러에 불과합니다. 실적이 없는 데다가 앞으로 실적이 언제 나올지도 알 수 없어졌기 때문에 지금 급락해 있는 주가도 비싸 보이는 상황입니다.
미국 법무부의 사기 혐의 관련 조사도 시작됐고, 만약 기소가 되기라도 한다면 주가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에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선주문 고객들이 인듀어런스를 취소하기라도 한다면 희망이 사라집니다. 로즈타운모터스가 받은 모든 주문들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합니다. 고객들이 언제든지 어떠한 금전적 손해 없이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은 관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세영 에디터 130se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