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1년 만에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 복귀했다. 한·일 롯데그룹을 통합 운영하게 돼 신 회장이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지배구조 투명화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홀딩스는 20일 일본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롯데홀딩스 측은 “예측 불가능한 세계 경제와 디지털화에 따른 사업 환경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를 성장시켜 온 신 회장의 경영 수완이 절실하게 필요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다. 그는 작년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사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자 일본에서 대표 직함을 유지하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나면서 복귀가 가능해졌다. 롯데홀딩스 등기이사직은 유지하고 있어 이사회 결의만으로 대표에 취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 복귀로 롯데홀딩스는 기존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함께 두 명의 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국내에서도 지주사인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황각규 부회장과 함께 맡고 있다.
이번 신 회장의 대표 취임을 계기로 롯데는 그동안 보류했던 지배구조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주가 99% 지분을 보유한 호텔롯데 상장이 우선 추진된다. 호텔롯데는 롯데물산 롯데상사 롯데렌탈 등 롯데 계열사 지분 다수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계열사다. 호텔롯데를 상장시킨 뒤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완성한다는 게 롯데의 구상이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뿐 아니라 일본 롯데 제과부문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명 경영 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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