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서학개미’를 끌어들이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하고 정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56개 증권사가 거둬들인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수익은 1724억원으로 2분기 대비 35.6% 증가했다. 49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보다는 세 배 이상 늘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의 수익성이 국내주식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주식 거래로 증권사들이 얻는 수탁수수료는 거래액의 0.05%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주식의 평균 수탁수수료율은 0.25%(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 기준)에 달한다.
올해 해외주식 수익이 급증하며 증권사 수익성도 좋아졌다. 해외주식 잔액(14조3000억원)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9월 말까지 수탁수수료로만 1039억원을 챙겼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올해 해외주식 누적 투자수익이 2조6000억원을 넘어서며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870억원)과 키움증권(474억원), 한국투자증권(417억원) 등도 해외주식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증권사 간 경쟁도 뜨겁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동안 유료였던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정보를 지난달부터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미국 정규시장이 열리기 전 주식거래가 가능한 프리마켓 서비스의 시작 시간을 기존보다 2시간 빠른 오후 8시로 앞당겼다.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증권사들도 있다. 키움증권은 인공지능(AI) 기반 금융투자 플랫폼인 씽크풀과 제휴해 미국 주식 실적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을 소수 여섯 번째 자리까지 1000원 단위로 나눠 주문할 수 있는 모바일 앱 ‘미니스탁’을 8월 출시했다.
미리 환전하지 않아도 원화로 해외주식을 바로 거래할 수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지금은 주로 대형 증권사들만 통합증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도 내년 통합증거금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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