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국민은행장(오른쪽)은 지난 7일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노트10 언팩(공개) 행사장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갤럭시 최신 기종을 중심으로 ‘KB 알뜰폰’ 요금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민은행 제공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알뜰폰) 사업을 추진 중인 국민은행이 알뜰폰사업자 중 처음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출시한다. 금융·통신을 융합한 첫 혁신 서비스가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다음달 ‘KB 알뜰폰’을 시범 출시한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핵심 전략은 5G, 반값 요금제, 고급폰 등 세 가지다. 5G 통신망은 LG유플러스에서 빌린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출시 예정) 등 최신 기종에 집중해 요금제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금융그룹 계열사 고객에게는 기존 통신사의 반값 수준에서 요금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통신요금을 최대한 낮춰 금융거래 고객 확보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알뜰폰사업 진출을 결정한 것도 모바일금융 시대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면 신규 금융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B 알뜰폰에서는 KB금융 관련 거래 및 인증 절차가 획기적으로 간소화된다.
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은 지난 4월 발표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추진할 수 있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은 최장 4년간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10월 정식 서비스 출시
지난 7일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노트10 언팩(공개) 행사장에서 허인 국민은행장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의 ‘깜짝 만남’이 성사됐다. 삼성전자가 알뜰폰 사업을 준비 중인 허 행장을 특별 초청한 자리였다. 두 사람은 이날 공개한 노트10을 비롯한 갤럭시 최신 휴대폰을 KB 알뜰폰 마케팅에 집중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민은행이 준비 중인 ‘알뜰폰’이 다음달 베일을 벗는다. 오는 9월 시범 서비스를 거친 뒤 10월 정식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국민은행 ‘KB 알뜰폰’ 서비스의 핵심은 고급 휴대폰·5G·반값 요금제다. 이 세 가지로 기존 알뜰폰과 차별화를 추구한다. 알뜰폰 사업으로 끌어들인 소비자들을 신규 금융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게 국민은행의 전략이다. 허 행장은 “알뜰폰 서비스로 통신·금융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급 기종·5G·반값 요금제 ‘혁신’
국민은행이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사활을 건 것은 알뜰폰들에 대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지우기 위해서다. 기존의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대부분 보급형 기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고급형 기기 위주의 요금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트렌드를 이끄는 이들을 먼저 공략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갤럭시S10, 노트10, 갤럭시폴드(9월 출시) 등이 대상이다.
고급 기종 위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요금 수준은 기존 통신사보다 절반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요금 구조도 단순하게 설계할 계획이다. 음성 통화와 문자는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가격은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사별로 요금제 종류가 최대 40여 개”라며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요금제가 비싼지 저렴한지도 구분하기 힘든 상황을 KB알뜰폰 서비스에선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5G망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알뜰폰보다 통신 사용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KB 알뜰폰’ 가입 방법은 기존 알뜰폰 가입 절차와 같다. 국민은행 전용 유심(USIM)을 구입해 휴대폰에 넣으면 된다.
모바일뱅킹 인증절차 대폭 축소
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신규 금융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모바일금융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과 금융을 융합한 서비스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다고 봤다. KB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휴대폰 안에 국민은행 관련 앱(응용프로그램)이 자동 설치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앱이 자동 설치되는 걸 불편해하는 소비자도 있어 어떤 방식으로 국민은행 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아이디 인증,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 등 기존 7단계로 이뤄졌던 금융 거래가 2단계로 줄어든다. 유심이 인증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앱을 열고 원하는 거래 버튼만 누르면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유심으로 모든 정보가 인증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편리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장기적으로 KB 알뜰폰에서 국민은행 거래뿐 아니라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등 KB금융그룹 전체 계열사의 금융거래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앱 하나로 은행·카드·보험거래가 가능한 방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알뜰폰 사업에 힘을 실어준 것도 금융그룹 전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사업 잠재력을 알아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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