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에 있는 포르쉐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차량을 수리하고 있다. 포르쉐는 ‘2019 상반기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2019 상반기(제9회)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포르쉐와 렉서스는 각각 1·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재도약한 반면 랜드로버와 BMW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수입차업계는 “꾸준하게 사후서비스(AS) 인프라에 투자하는 브랜드가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6위까지 떨어졌던 벤츠 3위로
포르쉐는 9회 KICSI 평가에서 72.3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7회 KICSI부터 평가 대상에 포함된 이후 3회 연속이다.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인 정성평가(100점 만점)에서 74.7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AS 인프라를 어느 정도 구축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정량평가(100점 만점)에서는 6위(69.9점)에 그쳤다. 손해율(보험료 대비 공임 및 부품비), 수리 기간, 민원 건수, 차량 정비용 작업대 수 등이 정량평가 대상이다. 이형재 KICSI 평가위원장(국민대 경영대 교수)은 “포르쉐는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특징 때문에 ‘충성 고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소비자 대부분은 최근에 차량을 구매해 AS에 대한 불만이 적은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포르쉐가 3회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렉서스는 종합점수 71.4점으로 전체 2위였다. 정성평가 3위(72.6점), 정량평가 4위(70.3점) 등 고르게 좋은 성적을 받았다.
벤츠는 4회 평가 이후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벤츠는 1회 평가에서 1위에 오른 브랜드다. 이후 순위가 조금씩 떨어졌고, 7회 평가 때는 6위까지 밀렸다. 그러다 지난 8회 평가 때 4위 자리를 되찾았고, 이번엔 3위에 올랐다. 벤츠는 정량평가에서 2위(70.9점)를 차지했다. AS 인프라를 충분하게 구축했다는 의미다.
○‘화재 사태’ BMW는 계속 하락세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유명한 랜드로버는 순위가 12위(66.5점)까지 떨어졌다. 랜드로버가 10위 아래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량평가에서는 71.4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지만, 정성평가는 15위(61.3점)에 그쳤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랜드로버 소비자 사이에서는 전자 장비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고장이 잦다는 불만이 많다”며 “AS 인프라 구축 정도와 별개로 잦은 고장이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BMW는 지난해 연쇄 화재 사태 이후 계속 순위가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8회) 조사 때 12위까지 떨어진 데 이어 이번 평가에서는 13위(65.3점)에 그쳤다. 정량평가에서는 68.9점으로 7위에 올랐지만, 정성평가는 14위(62.0점)에 머물렀다. 화재 사태 이후 나빠진 소비자 인식이 순위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크라이슬러·지프 순위도 여섯 계단 떨어져 14위에 그쳤다.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 논란을 일으켰던 아우디(11위)와 폭스바겐(17위)도 계속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도요타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 브랜드는 모두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AS 인프라 수준에 비해 소비자의 평가가 후하다는 의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계속 나빠지면 일본 브랜드 차량을 보유한 이들의 만족도도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ICSI
Korea economic daily Imported Car Service Index. 한국경제신문이 2015년 6월 국민대 자동차연구소, 한국소비자원, 보험개발원 등과 함께 개발한 수입차 서비스 평가지수다. 매년 상·하반기 자동차 가격 대비 보험료와 손해율, 민원 건수, 수리 기간 등 양적 지표와 소비자 설문으로 조사한 질적 지표를 50 대 50으로 반영해 점수화한다. 경기 용인에 있는 포르쉐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차량을 수리하고 있다. 포르쉐는 ‘2019 상반기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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