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기사 경현두씨(왼쪽)와 아버지 경기문 씨. CJ대한통운 제공
“예비 장인어른, 장모님이 택배기사 직업에 대해 좋게 봐주시네요. 눈치 볼 상사도 없고, 일한 만큼 가져가는 게 매력인 것 같습니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경현두 씨(26)는 부모님과 외삼촌, 외숙모, 이모 등 친인척 8명과 택배 일을 하고 있다. 택배기사인 부모님의 권유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경씨는 “이제는 택배가 가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택배 아저씨’ 라는 표현이 옛말이 됐을 정도로 젊은 택배기사가 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소속 택배기사들의 연령을 분석한 결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택배기사가 8101명(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기사 2만2000여 명 중 3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젊은 택배기사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또래에 비해 높은 수입이다. 올해 상반기 CJ대한통운 MZ세대 택배기사들의 연 평균 수입은 8328만원(비용 공제 전 기준)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으로는 694만원이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임금근로자 월 평균 소득 309만원(연 평균 3708만원·2019년 기준)보다 두 배 이상 많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준영씨. CJ대한통운 제공
자동화시설이 도입되고 분류업무에 지원 인력이 지속 투입되면서 작업 강도도 낮아지고 있다. 개인 사업자의 특성상 일반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도 젊은 층에 매력으로 작용한다. 태권도장 원장 출신인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준영 씨(33)는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일이 거의 없다”며 “친구들을 만나면 술값도 제가 내고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축에 속한다”고 조심스레 웃었다.
이 때문에 가족이 함게 택배 일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5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가족관계를 조사한 결과 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는 택배기사가 4002명으로 전체의 약 2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부부 택배기사는 2692명(1346쌍)으로 12%를 웃돌았다. 회사 관계자는 “택배기사의 수입과 작업환경이 계속 좋아지면서 가족이나 지인에게 권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네이버, 판매자-물류기업 연결…쿠팡에 맞불
신산업 자리 잡는 업사이클링...유통사·패션 기업도 동참
"CJ대한통운, 하반기 추가적인 성장 기대"-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