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원자재 시장이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홀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팔라듐이 주춤하고 있다.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 전망이 겹쳐 급등 추세를 보여왔던 팔라듐은 최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팔라듐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KB STAR 팔라듐선물 ETF는 전 거래일보다 6.34% 급락한 1만3580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에 상장된 팔라듐 ETF(Aberdeen Standard Physical Palladium Shares ETF)는 전날 기준 4.77% 급락한 218.49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상장 팔라듐 ETF 가격 추이 [자료=인베스팅 닷컴] |
팔라듐 가격 상승으로 이를 추종하는 ETF의 상승세도 가팔랐다. 작년 9월 상장한 KB STAR 팔라듐 선물 ETF는 1만원에 시작해 한때 1만5000원까지 올랐다. 최근 조정을 받았으나 현재도 상장 당시보다 36% 오른 상태다. 미국 상장 팔라듐 ETF는 2018년 7월에 비해 150% 올랐다.
팔라듐 가격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팔라듐은 구리, 니켈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귀금속에 해당한다. 가솔린차량 매연저감장치로 주로 사용된다. 생산량 대부분이 러시아(38%), 남아공(37%)에 집중돼 공급원은 한정돼있고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김남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팔라듐은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 이후 디젤 수요가 줄고 가솔린 수요가 늘면서 전망이 밝아졌다"며 "반면 그에 비해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 팔라듐의 공급지 중 하나인 남아공에서 최근 정전 사태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더 치솟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팔라듐 가격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판단이 있으며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KB STAR 팔라듐 선물 ETF는 지난달 28일 장중 7% 하락했다. 이후 하락분을 일부 되돌렸다가 이날 추가로 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팔라듐 가격이 향후에도 조정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자동차 산업 전망이 단기적으로 나빠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팔라듐 가격 자체가 펀더멘털을 벗어나 기대감으로 치솟은 면이 있다는 것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팔라듐은 너무 많이 오르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현했다"며 "최근 가격을 올린 원인이 남아공 전력난인데, 해당 이슈가 완화되고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로 단기적으로 자동차 전망 등이 나빠지면서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자동차 산업이 가솔린에서 전기차로 넘어가게 되면 팔라듐이 필요하지 않게 될 수 있는데 과도하게 매수세가 유입된 면이 있다"며 "차익실현 매물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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