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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협상 테이블로 北 부르기 위해 제재 강화 모색하는 트럼프

입력: 2017- 09- 07- 오후 02:48
© Reuters.  (분석) 협상 테이블로 北 부르기 위해 제재 강화 모색하는 트럼프

워싱턴, 9월07일 (로이터) - 마땅한 군사적 대안이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결국 외교적인 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원유 수출금지(금수) 등 경제 제재 강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대화보다도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 유화정책으로 보이는 어떠한 종류의 양보에도 반대하고 있다

북한 역시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유럽연합(EU)의 대북 정책 조정담당 관리는 "북한은 대화에 관심이 없다"면서 "김정은은 이번 6차 핵실험을 통해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고 이에 러시아, 중국 등은 대화를 촉구했지만, 미국과 북한은 직접 대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행동변화와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유엔이 경제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6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 초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회람됐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사업에서 활용했던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이용하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에 별 관심이 없는 척 하지만 소통의 길은 열어 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한 후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이 최우선은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쟁을 구걸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우리의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지 않으면 너무 늦는다"고 덧붙였다.

로이터가 확인한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안보리에 대북 원유 금수 조치, 북한의 직물 수출과 북한 노동자의 해외 채용 금지, 김정은 위원장의 자산동결 및 여행 금지 등을 요청할 것이다. (관련기사 결의안 초안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확보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중국은 러시아와 더불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규탄했지만 제재와 압력만으로는 북핵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외교관들과 분석가들은 과거 10년 간 제재가 북한의 핵무기개발 속도를 늦추지 못했으며 북한이 목표 달성에 근접한 상황에서 이를 되돌릴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시간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며 "경제 제재가 김정은 정권과 북한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며 북한은 결국 경제적 고통을 못 이겨 협상 테이블로 나올 거라고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가정이 잘못된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경제는 제재 강화에 신속하게 적응했을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의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발전 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소재 카네기-칭화국제정책센터의 북한 전문가인 자오퉁 연구원은 북한은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핵 능력을 개발했다는 ​​것을 미국이 인식해 그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비핵화 요구를 포기하고 핵동결을 요구하기를 바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관점에서 보면, 북한의 전략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 경제 지원 또는 평화 협약을 얻어 내는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 1953년 이후 한반도는 휴전 상태를 유지해왔다.

미국 국무부에서 비확산ㆍ군축 담당 특보를 지냈고 지금은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인 로버트 아인혼은 북한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가 대량 살상 무기 개발 중단 결정을 내린 후 몰락한 사건에서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자산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을 제안해 왔고 미국은 이를 계속해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 협상이 미루어질수록 북한이 핵탄두가 장착된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확보하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은 커진다.

조현 외교부 제2차관은 5일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은 북한과 대화의 창을 열고 있으며 미국과 서울이 외교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 길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편집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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