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애플카 생산 기대감에 사상 처음으로 장중 10만원 선을 돌파했다. 완성차업계에선 기아가 애플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파르게 주가가 급등했지만 애플과의 협력이 공식 발표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3일 기아는 9.65%(8600원) 오른 9만77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0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한 매체에서 애플이 전기차 생산 협력을 위해 기아에 4조원가량을 투자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 측에서 즉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이탈하지 않았다. 되레 여러 가지 관련설이 꾸준히 나오자 기대가 확신으로 변화하는 모습이었다.
완성차업계에선 기아가 애플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기아 역시 새롭게 선보일 자체 전기차 라인업과 함께 애플카를 새로운 먹거리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과 함께 회사를 성장시킬 카드로 애플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NASDAQ:AAPL) 전문가 사이에서도 애플카를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애플카 1차분을 제작하고, 애플은 휴대폰 조립과 유사하게 부품 및 조립 작업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방식으로 넘기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대모비스가 부품 설계 및 생산을 주도하고 기아가 미국에서 생산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할 경우 기대보다 실익이 없을 것이란 분석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애플이 스마트폰 생산 과정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협력업체들에 큰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지만 현대차그룹과 애플카 생산을 협업할 경우 현대차그룹에 주도권이 돌아갈 것”이라며 “기아와의 협업이 유력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이 공식 발표될 경우 글로벌 기관들이 대거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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