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달러에 대한 불만을 또 한 차례 터뜨렸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강세가 캐터필러와 보잉을 포함한 미 제조업계를 압박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강달러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는 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맞물려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혹자는 대통령으로서 강한 달러화에 흥이 났을 것으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며 “연준이 주요국 중앙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여 달러화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이는 캐터필러와 보잉을 포함한 미 제조업계의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연준의 전폭적인 금리인하와 양적긴축(QT) 종료가 이뤄지면 달러화는 기업들이 경쟁사들에게 이길 수 있는 여건을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투자 매체 CNBC는 그가 약달러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노골적으로 달러화 평가절하 의지를 드러낸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 완만하게 상승했던 달러 인덱스가 약보합으로 후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달러화 평가절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해법이 사실상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서 보듯 연준의 공조 없이 환율전쟁을 치르기란 생각할 수 없는 일이고, 주요국이 연준보다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상황이 달러화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조셉 개그넌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 의회가 재무부의 환시안정기금을 동원할 수 있도록 승인하지 않는 한 미국은 환율전쟁에 이길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의회가 이를 승인하더라도 주요국의 공조 없이 달러화 절하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과거 경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한 무역전쟁에서 환율전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두 가지 모두 이길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저커스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달러화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달러화는 연초 이후 유로화와 역내 위안화에 대해 각각 2.5%와 2.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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