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삼성카드가 올해 이익 목표치를 전년보다 크게 낮춰잡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간편결제 활성화 등 최근 정부 정책이 카드업계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카드사들도 대동소이하다는 전언이다.
삼성카드가 올해 제시한 세전이익 목표는 전년보다 29.7% 낮은 수준이다. 앞서 삼성카드 세전이익은 2015년 4257억원, 2016년 4563억원, 2017년 5022억원으로 늘어오다 2018년 4691억원을 기록,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이를 감안해도 올해 예상한 이익 감소폭은 상당히 큰 편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감안해 이익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며 "원기찬 사장도 신년회에서 올해 이익 감소분을 100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올해 카드업황이 여러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후 영세·중소가맹점 범위 확대, 소액결제 업종 수수료 인하 등을 실시해 6000억원 규모 카드 수수료 인하 효과를 냈다. 올해도 우대수수료 적용구간을 연매출 5억원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등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 카드 수수료가 약 8000억원 추가 인하된다.
이에 카드사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업계 카드사(BC카드 제외) 7곳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3589억원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이후 26.6%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을 연간으로 환산한 뒤, 비용이 유지된다고 가정한 결과다.
여기에다 자금조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말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카드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한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카드사 조달금리가 0.25~0.5%포인트 오를 때, 조달비용이 약 1700억~3500억원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정부 주도로 결제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낮춘 '제로페이'를 비롯해 간편결제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핀테크 사업자에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허용하는 등 혁신을 통해 결제시장(1000조원)의 5%도 안되는 간편결제 규모를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삼성카드 외에 여타 카드사들도 올해 위기감을 토로한다. 올초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을 비롯해 카드사 대표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카드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내실 강화를 주문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올해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가장 힘든 한해가 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관리되던 사업영역을 더욱 세밀하게 효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매우 비우호적이며,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비용 절감,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지만,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올해 이익이 악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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