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13일 오후 3시10분
한진그룹이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선언 등 기관투자가들의 공세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계획대로 자금 조달에 나선다. (주)한진에 이어 대한항공도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차입금 상환 재원 확보를 위해 다음달 초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2000억~3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2~3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는 등 발행 절차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이달 말 수출입은행 보증을 받고 300억엔(약 3000억원)어치 사무라이본드(외국 기업이 일본에서 찍는 엔화채권)도 발행할 예정이다.
기관들의 주주권 행사에 대처하느라 분주한 상황에서도 한진그룹의 자금조달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달엔 (주)한진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1000억원을 마련했다.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3.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에 이어 국민연금까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상태다. 이들은 다음달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형을 확정받은 사람은 3년 동안 이사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안건을 주주제안 형식으로 올릴 예정이다. 2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초점을 둔 조치라는 평가다.
채권 시장에선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대한항공이 큰 어려움 없이 목표한 금액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기관들이 공격적으로 회사채 투자에 나서면서 투자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낸 매수주문 총액은 17조2550억원으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평균 청약경쟁률(4.34 대 1) 역시 최고 기록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연 4%대 금리를 제시해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최근 시장 수급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무난히 투자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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