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되는 후판. 사진=현대제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 세계 대상 철강 관세 부과에 나선 가운데 대한민국의 대미 3월 철강 수출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0억400만달러로 2024년 동기 대비 15.7% 감소했다. 수출 중량도 71만톤으로 15.5% 줄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12일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과 파생상품 253개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2018년 도입했던 철강·알루미늄 관세 정책을 확장한 것으로, 트럼프 2기 정권 출범 이후 모든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첫 대규모 관세 조치다.
미국은 관세조치에 예외가 없음을 밝혔고, 한국 역시 지난 2018년 미국과 체결한 쿼터제가 무효화 됐다. 이에 미국의 관세조치가 이번 수출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시선이 생긴다.
다만 철강 수출 계약은 통상적으로 수 개월 전에 체결하는 만큼 관세정책과 단기 실적 감소의 연관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뿐 아니라 현지 수요, 글로벌 공급량 등 다양한 요소가 연관된 문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에 대미 수출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품목은 자동차 등에 쓰이는 강판 품목(-26.5%)이다. 강판과 수출 규모가 비슷한 강관류는 오히려 4.5% 증가했다. 이번 실적 감소는 개별 품목별 시황에 따른 결과라는 의견이 강한 이유다.
다만 트럼프가 관세 완화를 언급하지 않는 이상, 장기적 수출 위축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과 같은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 현지 투자를 검토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