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16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왕실에 비판적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이 실종된 이후 사우디의 원유공급을 둘러싼 우려가 고개를 든 영향이다. 다만 장기적 수요전망과 관련된 불안감은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44센트 오른 배럴당 71.78달러에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는 35센트 상승한 배럴당 80.78달러로 끝냈다.
지난주 WTI와 브렌트유는 뉴욕증시 급락세의 여파로 4% 이상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지정학적 긴장감이 감돌게 되면서 이날 유가는 상승했다.
사우디는 왕실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지난 2일 실종된 이후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실종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영사관에서 살해됐을 경우 '가혹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전일 사우디 국영 SPA 뉴스통신이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우디는 카쇼기 관련 어떤 조치가 취해지더라도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오는 11월4일 이란 추가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원유시장은 이미 압박을 받고 있었다.
브라이언 훅 미국 대(對)이란 특별대사는 미국이 여전히 이란 석유수출을 제로(0)까지 줄이고자 하고 있으며, 시장 내 공급과 균형은 이란 석유 제재 재개에도 악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말했다.
업계 소식통과 유조선 통계에 따르면 중국, 인도, 중동 국가들을 제외하고 이란산 원유를 가장 마지막에 수입한 국가는 터키와 이탈리아다. 이는 이란의 원유 선적이 제재의 여파로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란산 원유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일부 산유국들은 생산을 늘리고자 하고 있다. 자바르 알루아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남부 항구를 통한 석유 수출량을 내년 1분기 일평균 400만배럴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이날 말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구제에 나서지 않은 상태에서 이란제재가 발효된다면, 시장의 공급은 매우 빠듯한 상태가 될 것이다. 이것이 유가를 끌어올리는 첫째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카쇼기의 실종을 두고 '불한당 살인자들'의 소행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일부 위험 프리미엄이 사라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 12일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월간 보고서는 유가에 하방압력을 줬다. IEA는 원유시장이 '현재로선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의 세계 석유수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