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해마다 선정하는 ‘글로벌 500 기업’ 순위에서 전년보다 세 계단 하락한 15위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삼성의 경쟁력 약화가 ‘지표’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포천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2215억7940만달러로 15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50위 안에 들었다. 정보기술(IT)기업 가운데서는 미국 애플(11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포천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선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약진에 따른 경쟁 심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수요 부진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그러나 침착하게 이를 견뎌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순위가 가장 높았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세 계단 떨어졌다. 1995년 221위로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입성한 삼성전자는 2013년 14위, 2014~2016년 13위, 2017년 15위에 이어 지난해 12위에 오르면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기업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은 129개(대만 기업 10개 포함), 미국 기업은 121개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 수가 미국을 넘어선 건 포천이 순위를 매기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10년 전인 2009년만 해도 500위 내 중국 기업은 43개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468위로 처음으로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기업은 총 52곳이 순위권에 들었다. 한국은 16개사에 불과했다. 올해 글로벌 1위 기업은 미국 월마트가 차지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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