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과 대만의 2강 체제에 도전
반도체 파운드리 (Foundry) 업체란, 반도체의 제조 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을 말합니다. 즉 반도체의 설계 및 디자인을 전문으로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제조 만을 위탁 받아 생산하는 생산 전문 기업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마치 80년대 나이키, 아디다스 등 전 세계 내로라 하는 스포츠용품 특히 운동화 생산을 전문적으로 대부분 부산 등 지역에서 했다거나, 혹은 글로벌 명품 화장품 기업들이 한국 화장품 업체 들에 위탁 생산하는 OEM 등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전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지난 주 CEO 인 팻 겔싱어의 발표를 통해 바로 이 파운드리 시장에 공략에 나설 것을 천명하였습니다. 팻 겔싱어에 따르면 2025년의 파운드리 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1,000억달러 (110조원 규모) 에 달하는데, 지금의 TSMC, 삼성 등의 아시아 기업 위주의 시장을 향후 인텔이 재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TSMC (대만) 이 50% 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2위인 삼성전자가 약 17% ~ 18% 수준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그 뒤를 UMC (대만), 글로벌파운드리(미국), SMIC (중국) 등이 중위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인텔은 대표적인 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즉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즉 설계 및 제조 등을 모두 수행하는 기업이나, 현재는 자사의 반도체의 상당 부분을 TSMC 와 삼성 등에 생산을 위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와 함께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 (22조원 규모) 를 투자하여 신규 공장 두 곳을 설립하고, 이제 자사의 반도체 생산을 자체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이제 다른 팹리스 (Fabless) 즉 제조 역량 없이 설계 및 디자인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로부터 위탁 생산에 까지도 나서게 됩니다.
발표 직후, 시장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습니다. 최근 바이든 정부 및 초당적인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과 맞물려 또 하나의 성장동력을 장착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여전히 반도체 제조 역량 면에서TSMC 및 삼성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투자가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주가 역시 발표 직후 이틀 간 5% 이상 하락했다가,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에 다시 4% 가량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반도체 제조업 관련 2030년 예상을 보면, 중국본토의 역량 확대 속도가 눈에 도드라지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중국, 대만, 일본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의 점유율이 77% 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 빠르게 식어가는 중국 본토 IPO 열기
중국본토 주식시장 내 IPO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2021년 1분기 현재까지, 2020년 1분기에 비해 기업공개 주식 수는 증가 (48개에서 85개) 하였지만, 전체 상장 규모는 760억 위안 (1.3조원 규모) 에서 650억 위안 (1.1조원 규모) 로 오히려 감소하였습니다.
이러한 최근의 위축은 중국 내 규제기관이 투자자 보호 및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성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였습니다. 지리자동차는 지난 3월 초 중국 최대 검색 플랫폼이 바이두와 합작 전기차 관련 합작투자회사 지두 오토 (JIDU Auto) 를 설립한 것으로도 화제가 되었었으나, 최근 ‘기술 미달’ 등의 사유로 상장 절차가 중단 되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은 불과 수 개월 전만해도, 과창판 (상해 STAR 시장) 및 창업판 (심천 Chinext 시장) 등에 대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하는 등의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는 시장 친화 정책을 펼쳤으나, 지난 해 11월 앤트그룹 상장 중단 이후 입장을 급격히 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반전 흐름에 따라, IPO 계획을 제출했다가 철회한 기업들도 지난 해 같은 기간의 9개 기업에서 올해는 84개 기업으로 급증하였으며, 이러한 철회 기업의 대부분이 과창판 및 창업판 해당 기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