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6개월 만에 삼성전자 지분 공시를 냈다. 국민연금은 3일 삼성전자 지분을 1%포인트 축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10월 29일 종가 기준으로 매도금액은 4조177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KS:005930) [국민연금 4조1770억원 매도(10.29, 9.69→8.69%)]
=국내 공시는 지분이 5~10%인 주주는 지분 변동폭이 ±1%인 경우에만 공시를 하도록 한다. 최근 국민연금은 보유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경우가 많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마지막 공시도 지난 5월 4일이 끝이었다. 당시 공시에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를 매도해 10.69%에서 9.69%로 줄였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10%가 넘었던 지난 3월 9일 공시만 해도 거래 일자별로 거래 단가를 기입했다. 하지만 이번 거래는 10% 미만 주주의 자격으로 공시 했기에 거래 일자와 단가를 미공개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의 개인 주주들과 국민연금의 충돌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코로나 사태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대량 매수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작년 한 해 투자 인구가 500만에서 1000만으로 급등했고, 코스피 시총도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자산 배분 차원에서 작년 7월부터 이번 공시까지 매도한 금액은 약 14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개인들은 외국인과 국민연금을 포함한 매도에도 지속적으로 매수를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개인주주들의 숫자는 작년말 기준 약 300만명만이었는데, 반년 만에 약 454만명(반기 보고서 기준)으로 폭등했다. 이 기간 개인들의 지분율도 6.48%에서 13.08%로 늘었다. 결국 국민연금이 매도한 14조원이 넘는 금액을 개인들이 고스란히 사들인 셈이다.
=당초 국민연금의 자금 원천이 개인들이 납부한 국민연금이라는 점에서 국민연금을 거쳐서 개인들이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국민연금을 거치지 않고 개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면 불필요한 거래세도 절약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향후 이런 촌극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과 개인들의 충돌 사태는 진정되기 보다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자산 배분 규정 때문에 지속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우량주를 매도할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공언한 대로 파운드리 사업부가 약진한다면, 연간 영업이익 80조원도 가능하다. 주가도 한 단계 올라선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이 자산 증식 차원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때, 국민연금은 매도를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들은 국민연금을 거쳐서 이미 삼성전자를 장기 투자했지만, 정작 수익률의 과실은 대폭 줄어드는 비극이 초래되는 것이다. 한시라도 국민연금의 시대착오적인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본사 AI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임원·친인척의 지분 동향을 파악합니다. 해당 정보는 TDR(Tachyon Daily Report)로 발송하고, 특정 종목은 주석으로 설명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