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0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은 지난주 2가지의 대담한 도박을 걸었다. 첫 번째는 OPEC 최악의 "상습 위반국"인 이라크와 나이지리아가 초과 생산을 중단하고 할당량을 준수하는 것이다.
또 다른 도박은 미국의 셰일 채굴업자들이 세계 각지의 산유국들이 공급 긴축을 통해 유가를 높이려고 할 때 과잉생산에 나서지 않을 정도로 인내심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시카고 중개업체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Price Futures Group)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필 플린(Phil Flynn)은 월요일, 빈 살만 장관이 힘든 시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단체로 OPEC을 내세워 재정적 위기에 빠진 미국 채굴업체들의 구세주 행세를 하려는 것 같다며 흥미를 표했다.
플린은 OPEC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지에 대한 빈 살만의 발언을 인용했다:
"우리는 더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세상이 우리가 앞장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면 우리가 나서서 시장을 도울 것이다.
미국 채굴업체들에게 '우리가 도우러 왔다'고 주장하는 사우디
원유 상승론자인 플린은 최근 5년 시장을 형성한 것은 OPEC과 셰일유의 경쟁이었다는 점을 들어 빈 살만 장관의 주장이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위기에서 구해내러 왔다,"는 감상에서는 채 감추지 못한 빈정대는 기미가 드러났다.하지만 플린은 빈 살만 장관의 주장이 어느 정도까지는 타당하다며 동의를 표했다: 셰일 업계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8년을 통틀어 28건에 불과했던 채굴업체의 파산 신청은 2019년 첫 9개월 사이 33건을 기록했다. 시추공 수는 33개월 저점인 663까지 떨어졌다.OPEC 인사들은 지난주 빈 회의 이전부터 미국 채굴업자들의 몰락을 예언해왔다. 모하메드 바르킨도(Mohammed Barkindo) 사무총장은 11월 말, "몇몇 원유 업체, 특히 셰일유 분지의 업체들과 대화를 나누어본 결과 그들 역시 현재의 산유량 둔화가 점차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셰일유 둔화가 "빠르게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고 발언했다.
셰일유는 정말 무너지고 있을까?
그렇다면 셰일유 생산업자들은 어떨까? 과연 빈 살만 장관이 남몰래 바라는 것처럼, OPEC이 2014년 셰일유 혁명 이전과 같이 글로벌 수급과 유가를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몸을 낮추고 쥐죽은듯 있을 준비가 되어있을까?
대답은 지금 어떤 가이던스를 따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골드만삭스는 빈 회의에서 도출된 기본 방침과 아주 흡사한 답을 내놓을 것이다.
셰일 붐으로 가격 전망이 빗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원유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골드만삭스는 셰일유 업체들이 빚을 청산하고 생산능력과 배출량을 정리해 OPEC을 위협하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12월 6일, OPEC 회의 종료 직후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했다:
“적당히 높은 가격대에서도 최근 셰일유가 겪고 있는 제약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셰일유 업자들의 자본비용은 부진한 재무 성과와 지나친 레버리지, 배출에 대한 점차 늘어나는 관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 가해지는 압박은 2015-2016년과는 달리 유가가 아닌 주식과 채무시장으로 인한 것이다."
골드만삭스, 셰일유 역점은 현금 소진이 아닌 비축
골드만삭스는 상당수 미국 셰일유 업체들이 현금 비축을 우선시하고 확장을 위한 지출보다 주주수익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석유개발 주식 애널리스트들은 2020년 예산 이상의 현금 흐름은 채굴보다는 채무탕감과 배당, 환매에 쓰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에너지 컨설팅 회사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OPEC이 숙적의 위협을 억누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골드만삭스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미국 시추공 수가 크게 줄어들기는 했으나, 스퍼딩 된 유전은 극적으로 감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라이스타드, 셰일 업계 지속적 확장 가능성 있다 주장
라이스타드는 미국의 경질원유인 타이트오일 생산량이 2022년 최소 일일 1,160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경우의 성장률은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연간 10%에 달한다.
지난 몇 주 미국 산유량이 일일 1,290만을 기록했다는 EIA의 예상에 비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수치다.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의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EIA의 예측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추공 수의 가파른 감소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산유량이 2014년 10월에 비해 45% 많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인상적인 시추공 대비 생산 효율
처리첼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2014년 10월, 시추공당 산유량은 일일 5,515.85 배럴이었다. 반면 금요일 산유량은 시추공당 19,457을 기록했다. 3.5배의 효율성이다.”
이 효율성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남부 텍사스에서도 가장 산유량이 많은 유전 중 하나인 이글 포드 광구다.IHS 마르키트(IHS Markit)에 의하면 이글 포드의 현금흐름은 2019년, 업체들의 채굴 자제로 흑자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수익성은 산유량 감소로 곧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IHS 마르키트의 라울 르블랑(Raoul LeBlanc)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잉여현금 발생은 쉬운 일이다: 새로운 유전에 대한 지출을 줄이면 된다,"고 발언했다. "이때 단점은 대부분의 경우 산유량이 즉시 가파르게 감소하게 된다는 점이다."
해답은 더욱 많은 채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셰일 생산업체들이 산유량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OPEC이 바라는 "휴전"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방향이다.
골드만삭스는 OPEC 회의 뒤 이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고유가를 마주한 미국 셰일 생산업체들이 보일 수 있는 자제심에는 한계가 있다. 상당수의 업체들은 WTI가 배럴당 $60를 넘어설 경우 매력적인 수익을 제시한다.”
“따라서 지나치게 긴축된 현물 시장이 이번에도 OPEC+의 감산 효과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본다.”
WTI는 현재 배럴당 $59 선에서 맴돌고 있다. OPEC의 도박 중 하나가 조만간 위협을 받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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