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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원유 제재, 이란보다 미국과 세계에 타격 줄 수 있어

입력: 2019- 04- 23-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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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3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트럼프 대통령의 대 이란 제재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다. 그리고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이란이 아닐지도 모른다.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에서 인도에 이르기까지, 일차적으로는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 협력국들이 시장에 충분한 원유를 공급하는 것보다 수익에 집중하면서 몇 주간 또는 몇 개월 간 높은 유가로 더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에게 최악의 상황

소비자들이 처한 상황을 더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말마따나 "시장 재균형"의 증거가 충분하다고 생각될 때까지 유가를 밀어올릴 펀드 매니저들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 시장의 방향을 틀기 위해서는 바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연출하기 위해 공을 들였던 공급 부족 사태와는 정반대로 시장에 충분한 원유가 공급되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WTI 일간 차트 - 트레이딩뷰 제공

WTI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OPEC+ 협약에 따라 감산을 시작한지 4개월 반만에 45% 상승하며 2018년 4분기에 입었던 40%의 손실을 만회했다. 브렌트유는 금년 들어 38% 상승했으며, 미국 가솔린은 그보다 더 큰 폭인 61%의 증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OPEC+ 국가들이 빠르게 감산을 뒤집고 이란과 베네수엘라, 리비아에서 발생하는 원유의 공백을 채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에 대한 확답을 내놓기 직전에 멈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트윗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의 다른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의 전면 제재로 인한 원유 공급 부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에 충분한 원유 공급 없어

한편 아랍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파리(Khalid al-Falih)는 미국의 이란 제재 예외권이 만료되는 시점에 시장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고 충분한 원유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정치적인 공치사를 제외하고 본다면 이 발언은 시장의 원유 공급은 OPEC의 의지에 따를 것이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자유롭게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원유시장 애널리스트이자 에너지 정책 자문이며 Investing.com에 주간 칼럼을 기고하는 엘렌 월드(Ellen R. Wald)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정확한 생산량을 제시해 OPEC 안에서 자신의 발을 묶는 일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작성했다.

더럼 ICAP의 에너지 선물 브로커 스콧 셸톤(Scott Shelton)은 투자자들에게 원유 반등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에 충분한 원유를 끌어내 펀드 매니저들과의 인지 게임(perception game)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유 생산량을 부풀려서 발표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란, 생각만큼 타격 받지 않을 수 있어

이란의 입장은 미국의 인정과는 별개로 원유 수출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작년 전반기 이란은 제재를 무시하고 물밑으로 움직여가며 고객들에게 원유를 수출했다. 후반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 예외권을 발급하며 사실상 이란을 부추겼다.

예외권이 만료되면서 총 8개국 - 중국, 인도, 일본, 남한, 대만, 터키, 이탈리아, 그리스 - 이 원유의 안정적인 공급의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이중 가장 큰 국가인 중국은 갈수록 매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OPEC의 손아귀에 휘둘리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의 월요일 보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상의 8개국은 이란과 관련되지 않은 주요 안보 및 외교 문제에서 미국의 우방이었다. 가장 예민한 입장에 있었던 것은 미국과 무역 협정을 진행하고 있던 중국이다.

트럼프 행보에 중국 강한 항의; 인도 항의 정도 덜해

일일 백만 배럴 가량으로 추정되는 이란 원유 수출량 중 반은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화하겠다는 미국의 목표에 거세게 반대했으며,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꾸준히 미국의 일반적인 제재에 반대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이렇게 덧붙인다: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합법한 권리와 이익을 지킬 것이다."

반면 인도 등의 국가는 중국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신 조용히 고난을 겪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

인도 국제관계 협회의 아밋 반다리(Amit Bhandari)는 러시아 언론 사이트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인도는 (이란 외에도) 원유 수입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인도는 일일 400만 배럴 가량의 원유를 수입하며, 이중 이란산 원유는 10%에도 채 미치지 않는다. 이 10%만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유가 상승은 우리의 총 원유 수입량에 적용될 것이다."

미국 대통령, 미국민과 함께 고통 겪을 것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고유가와 비싼 연료의 위협을 느끼게 될 수 있다. 내년 재선의 성공 여부를 쥐고 있는 미국인들을 통해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이란이 중동 지역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몇십 년에 걸쳐 협력해왔다. 개별적인 동기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그 이유는 OPEC에서 가장 중요한 멤버 중 하나로 꼽히는 국가와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원한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는 루하니(Rouhani) 정권을 징벌하겠다는 사명감의 연장선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테러를 일삼고 있으며, 자신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원유 수출을 조건으로 지나치게 느슨한 조건의 핵협정을 맺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이보다 중요한 것은 저유가로 유권자들을 만족시키는 일이다 - 지금으로써는 승리했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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