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동향 : $40 위에서 유지된 지지력
8월부터 OPEC+의 감산 규모가 960만bpd에서 770만bpd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공급을 제한하고 있는 비OPEC+국가들과 5월과 6월 감산 규모를 지키지 못한 나이지리아, 앙골라, 이라크가 추가 감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보도로 유가 하단이 지지됐다. 미국내 원유 재고는 4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유가의 지지력을 유지시켰고, 레바논 수도 초대형 폭발 사고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웠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입은 7월 들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6월 대비 3.6% 가량 감소하는 등 3~4월 계약분에 대한 선적이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한편 사우디가 미국으로 향하는 원유 수출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더욱 낮아졌으며, 이스라엘과 UAE의 수교 소식에 이란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됨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를 지지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 초대형 폭발 사고로 한때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1차 폭발은 작은 연기와 폭죽이 폭발했고 이후 붉은색 버섯 구름과 함께 2차 폭발이 일어났다. 2차 폭발은 6년간 보관중이던 (화약 무기제조에 쓰이는)질산 암모늄 2,750톤이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TNT 1,000톤 규모로 소형 핵폭탄급이다. 재산 피해만 18조원에 달하고 사망자는 400명, 부상자만해도 4,000명에 달한다. 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폭탄 테러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가 하루만에 모른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레바논은 지정학적으로 ‘중동의 화약고’에 위치해 있어 크고작은 분쟁에 휘말려왔던 곳이며 특히 주요국들의 대리전장으로도 자주 이용되어온 곳이기도 하다. 인근 해협에는 미국, 러시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군함들이 주둔해 있으며 주변국들로 이집트, 사우디, 이라크 등 주요 원유 생산국들이 있는 만큼 폭발 사고는 단기적으로나마 유가에 상승 모멘텀을 더했다.
미국내 원유 재고가 4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유가에 지지력을 유지시켰다. 원유 수입 규모도 예년보다 약 200만bpd 가량 감소했고 미국내 생산도 200만bpd 가량 줄었지만 원유 수요도 여전히 평년대비 400만bpd 가량 감소한 영향에 재고가 예년 수준으로까지 복귀하지 못하고 5,000만 배럴 정도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미국내 정유소 가동률이 아직 예년 수준인 90% 초반대에는 못미치지만 꾸준하게 상승해 80%초반까지 회복했고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재고 감소가 예년 수준(주간 500만~600만 배럴씩 감소)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격을 지지했다.
□ 9월 전망 : 수요 개선 기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코로나19도 최악은 지났다는 인식과 더불어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대가 유가를 지지하는 가운데, 전세계 자동차 판매 개선, 미국내 재고 감소와 정유시설 가동률 증가로 향후 수요 전망 개선, 그리고 허리케인 이슈와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까지 더해져 향후 유가는 더욱 지지될 전망이다.
다만 남은 변수는 사우디의 생산과 수출이 다시 증가할 수 있는 리스크와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더 중요한 것은 유가 상승과 향후 수요 개선 기대에 반응할 비OPEC+의 생산 변화다. OPEC+는 감산 쿼터로 생산량 상한이 고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가 없는 비OPEC+ 국가들이 자연스럽게 단기간 내에 생산을 늘릴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감소해 어차피 모두가 생산을 줄일 때는 국가 세수 급감을 감내하면서 버텨왔지만 수요가 개선되기 시작한 이상, 가격이 상승해도 마냥 웃을 수 많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 맹주국인 사우디의 영향력도 그 어느 때보다 낮아진데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OPEC국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때가 도래됐다. 9월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OPEC+의 태도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