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6일에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원유 거래소에서 몇주 전부터 돌고 있던 불길한 소문이 서서히 전광판에도 나타나려 하고 있다: 미국 원유가 배럴당 $50 선을 시험하고 있다.
진실이 무엇이 되었든, 원유 트레이더들의 머릿속에는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 기자의 살인으로 인한 제재를 피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원유 공급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모습이 떠올라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은 이미 12월 6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열릴 OPEC 회담을 사실상 별일이 없을 것이라고 결정지었을지도 모른다.
원유 $50 지지선 깨지기 직전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est Texas Intermediate, WTI)는 금요일, 13개월만의 저점인 $50.16까지 하락하며 $50선을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까지 몰렸다. WTI는 10월에 달성한 4년 고점인 $77에서 35% 가까운 손실을 입었으며, 2008년 10월 이래 상품 시장 최대의 월 손실인 23%를 기록하며 11월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 기준인 영국 브렌트유는 2017년 7월 이후 최초로 $60 아래로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10월의 4년 고점인 $87에서 32% 이상 하락한 상태이다.
두 원유 모두 월요일 개장 직후 1% 가량 올랐으나 트레이더들은 이 상승이 유지될지에 대해 비관적이다.
감산을 요구하는 트럼프의 트위터
일반적으로 공급이 과잉되면 OPEC은 감산에 나선다. 2주 가량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를 포함한 OPEC+의 도움을 받아 일일 140만 배럴 가까이를 감산할 태세였다. 러시아측은 이 감산량을 썩 내켜하지 않았다.
그러자 트럼프가 감산 자체가 없어야 한다는 트윗을 올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OPEC 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유가를 낮게 유지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카슈끄지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터키 영사관에서 벌어진 카슈끄지의 살인이 계획적인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카슈끄지의 비판 대상이었던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가 연루되었다는 주장은 부정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상원의원 사이에도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두둔하는 것에 반발하며 의회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적대적 정치 압박 아래의 사우디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권 침해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게 하는 국제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Global Magnitsky Act)을 적용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내, 몇달 안으로 카슈끄지 사건에 무함마드 빈 살만의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양당은 이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에 불안감을 조장하는 세력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를 취하고 예멘 내전이 진정될 때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중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겪고 있는 문제는 정치적인 적대만이 아니다.
넘쳐나는 원유 생산량 역시 도움이 안돼
미국은 현재 사상 최대 생산량인 하루 1,170만 배럴을 달성해 세계 최대 규모의 산유국 자리를 차지했다. 국내 원유비축량은 지난 9주 사이 5,000만 배럴을 돌파했고 이번주로 10주 연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 더해 작년에 비해 약 19% 많은 굴착설비가 가동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일일 생산량 역시 각각 1,100만 배럴에 달하는 사상 최고치다.
펀더멘털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내년 상당수의 지역경제가 둔화될 조짐이 보인다는 전망이다.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OPEC은 주식시장에서 보인 국제적 경기침체에 맞춰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 미국 등의 지역에서 생산량이 점점 늘어나는 것에 더해 수요가 둔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금은 $1,250선을 시험할 수 있어
금은 이번주의 연준 발표와 경제 지표로 시장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한 주를 볼낼 수 있을 것이다.
월스트리트가 1939년 추수감사절 이래 최악의 실적을 갱신하며 3주 연속 하락한다면, 금 애호자들의 숙원인 $1,25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 선물은 월요일 개장 직후 트로이온스당 $1,230 선을 맴돌았다.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은 수요일, 뉴욕 경제클럽(New York Economic Club)에서 "금융안정성 모니터링을 위한 연준 체제"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어느 시점의 시장에도 큰 변동을 가져올 잠재력이 있는 발언이지만, 이번 발언은 주식 폭락 사태의 주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연준 의장 임명에 대해 스티브 므누신(Steve Mnuchin) 장관을 탓해 타격을 더했다.
정보량이 많은 주간
파월의 연설 외에도 연준은 목요일, 11월 7일에서 8일의 회의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올해 4번째로 미국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널리 퍼진 상태이며, 금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려는 투자자들은 이번주 연준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 발표될 다른 미국 주요 지표로는 화요일의 소비자 신뢰 지수와 수요일의 3분기 GDP 예측, 신규주택판매, 그 뒤로 이어질 잠정주택판매, 개인소득과 소비가 있다.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발언과 유로존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중국의 제조업과 비제조업 PMI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