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금융과 재테크에 집중하지만 한 번쯤 들어보았을 무형자본, 무형자산에 대해서는 매우 소홀한 태도를 보인다. 재산은 빠르게 늘어날 수 있어도 취향은 하루 만에 생길 수 없다는 말처럼 재산이 늘었다고 무형자산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말과 행동 대화의 행간에 사회적, 경제적 배경이 녹아있는 아비투스(Habitus: 문화자본)에 대한 부분을 다루어보려 한다. 아비투스, 다른 말로 문화자본이라 하는 것은 돈 또는 금융보다 상류층과 중산층, 중산층과 서민을 가를 때 사용하기 좋고, 사람의 배경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그럼 어떻게 사람의 금융적, 문화적 배경이 말과 행동에 녹아드는 걸까? 녹아드는 과정은 누군가의 인생을 다 보아야 하는 일이라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조차 힘들다. 인터넷 및 온라인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대화를 보며, 특정 문장과 그 문장이 가진 숨은 뜻을 한번 풀어보고자 한다.
사람들이 최근 주식에만 집중하지만 소비와 투자, 무형자산의 아비투스는 더더욱 벌어졌으며, 계층화되는 수준으로 벌어지고 고착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우리가 간접적으로 경험한 하위계층과 상위계층의 아비투스가 늘 다양한 형태로 일상에서 충돌을 하는데, 그 중 결혼시장에서 오가는 아비투스의 갈등을 두고 이야기를 하려 한다.
선 및 남녀간의 만남에 있어 최근 경제적으로 요구되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을 하지만 소득 분위별 만남에 있어 은연중에 요구되는 조건이 있는데, 사람들의 실질적인 소득 분위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 남자가 집을 해오는 것을 당연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과연 요즘 시점에서도 집을 해오는 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서울의 부동산가격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최소한의 직장생활을 했다면 노동으로 돈을 모아 집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기업부터 중견기업 자녀까지 나름 우리와 같은 직업을 갖는 것을 뉴스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이 실제로 노동으로 돈을 벌어야 하기에 월 200~500만원 사이에 일을 하는 것일까? 그러한 이유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에서 오는 속도를 실시간으로 체감하고 배우라는 뜻에서 회사 밖에서 직업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도 ‘남자가 월 천은 벌어야 만난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2010년대부터 선자리와 결혼 시장 속 전문직 여성에게서 꼭 나오던 말이었다. 이러한 말을 할 때 자격이 따라 오는데, 이런 말을 하는 여자도 직장을 가져보거나 파생상품을 다룰 만큼의 금융지식 및 재테크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즉, ‘남자가 월 천은 벌어야 한다’ 말할 때 욕부터 하지 않고, 임원급이 아니면 노동으로 안 되는 것을 알고 하냐(=직장생활은 해봤냐) 또는 재테크를 안하고 가능한 숫자냐(=재테크 해봤냐) 되묻기만 해도 이야기의 전개가 많이 달라진다.
여자도 정상적인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고 직장생활과 재테크를 했다면 사실 불가능한 숫자임을 안다. 하지만 월 5%의 수익이라면 누구나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월 천이라는 금액이 누군가에게 월 5%의 수익일 수 있다. 생각을 다르게 해서 월 5%의 금액이 월 천이 되려면 얼만큼의 시드가 필요할지 같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질문에 의미는 진짜 월 천을 버는 남자여야 된다는 뜻이 아니다. 자산소득의 속도에 대해 최소한의 개념이 있는가? 그리고 자산을 늘리는 것에 있어서 한 번 더 방법과 논리에 있어서 물어보고 같이 고민할 마음에 여유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물론 능력 없이 절대적인 숫자에 집착한다면 상종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결국 수입이 많다 적다를 떠나 현재 경제력이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에 따라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경제력이 더 올라가지 못할 상황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같이 올라갈 가능성을 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