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서도 강동구의 전셋값이 많게는 수천만 원씩 하락하고 있다. 올 초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잠겼던 전세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누적 전세가격은 평균 1.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성동(2.54%), 은평(2.22%), 동작(1.69%) 등 일부 지역은 서울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강동구는 평균 0.20% 하락하며 25개 자치구 중 나 홀로 누적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이 위축된 이유 중 하나는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로 시장에 쌓인 전세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29일 국회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 청약 당첨자들에게 적용하는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된 바 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강동구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2955건으로 두 달 전(2476건) 대비 19.3%(479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특히 연내 입주를 앞둔 신축 대단지 아파트 주변 지역 전셋값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둔 강동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 길 건너편에 위치한 e편한세상강동에코포레(366가구)의 경우 지난 27일 33평형 전세가 6억 4000만 원(4층)에 신고됐지만 현재 해당 평형 시세는 6억 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장(1만2032가구)이 본격화하면 인근 전셋값은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강동구에서 전세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많아져 시장의 가격상승 압박을다소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이번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 물량이 전체 물량의 약 40%인 4800가구(일반분양) 정도"라며 "이 중 자금력이 약한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를 받아 잔금을 치르려 할 텐데, 그런 물건들이 시장에 대거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