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투자 방식) 물건의 역전세(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낮은 상황)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달(66.7) 대비 0.2포인트(p) 오른 66.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67.3)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8에서 53.2로 상승했다. 특히 강북 아파트 전세가율(54.8→55.3)이 강남 아파트 전세가율(51.0→51.3)보다 오름폭이 컸다.
전세의 상승 흐름은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R114는 "전세 시장은 상승 흐름을 서울이 리드하고 있는데, 신도시와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체로 퍼지는 분위기"라며 "개별 지역과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물건 부족(초과수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계약을 요구하는 사람이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와 같은 93.9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7.2에서 97.9로 크게 상승했다. 권역별로 강북 아파트 전세수급지수(97.1→98.0)가 강남 아파트 전세수급지수(97.3→97.7)보다 더 크게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일부 집주인은 전세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을 크게 올리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옥수동 극동그린 전용면적 84.92㎡(7층)의 경우 지난달 전세 재계약 시 보증금을 기존보다 9750만원 상향했다. 지난달 임대차 계약을 갱신한 종로구 사직동 광화문스페이스본 전용 121.37㎡(13층)는 전세 보증금을 8억9200만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올렸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과 매수 대기자 간 희망 가격 차이로 여전히 계약이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특히 매매에서 전세로 돌아선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전세 수요가 늘어나니 일부 집주인이 (재계약 시) 보증금을 10% 이상 올리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중동 분쟁 등 우리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있는 만큼,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투자 방식) 물건인 경우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역전세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