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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석유류 등 날씨나 국제유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올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총지수는 하락하고 있지만 외식 물가 상승세가 누적되면서 장기적인 물가의 기저 흐름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7월 6.8%를 기록한 뒤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7월 4.2%보다도 높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날씨 등 계절 요인에 영향을 받는 농산물, 국제유가 변동에 취약한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한다. 총지수에 비해 등락 폭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주로 물가 변동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근원물가지수로 활용된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외환·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통상 1∼2% 내외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한풀 꺾인 2021년 말부터 전년 동월과 비교해 상승 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3.0%까지 올라선 상승률은 1년 만인 올해 1월 5.0%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상승 폭은 줄고 있지만 속도가 더딘 탓에 지난 3월(4.8%)에는 2년여만에 소비자물가 총지수(4.2%)를 추월했다. 지수 간 격차 역시 매달 확대 추세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석유류 물가의 역대급 하락세에 힘입어 2%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근원물가가 치솟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외식 물가가 주도하는 높은 서비스 물가가 꼽힌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상승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외식 물가를 중심으로 개인 서비스 분야의 기여도가 높은 편"이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근원물가 상승 폭이 최근 조금 줄긴 했지만, 서비스 소비가 늘고 있어 앞으로 상승률이 더 낮아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의 향후 경로와 관련해서는 상방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목표 수준(2.0%)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