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3일 (로이터) -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 GOOGL.O 이 애플 AAPL.O 과의 '시가총액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알파벳은 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이후 강력한 실적을 보고, 시간외 거래에서 랠리를 펼친 뒤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총 1위 자리에 등극했다.
하지만 양사의 전쟁이 중장기전으로 돌입하게 되면 알파벳의 '승리 굳히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가들이 2일 밝혔다.
알파벳의 실적 보고 이후 목표가를 상향한 분석가 31명의 평균 목표가는 주당 924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기반으로 12개월 이후 시가총액은 62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애플을 커버하고 있는 분석가 49명은 애플의 목표가로 평균 주당 135달러를 제시하고 있어, 12개월 뒤 예상 시가총액은 7480억달러로 구글에 크게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양사 주가에 가장 긍정적(bullish)으로 제시된 목표가를 살펴보면 12개월 뒤 알파벳 시총은 7340억달러인데 반해 애플은 1조1000억달러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애플은 사상 최초로 시총이 1조달러가 넘는 첫 상장기업으로 기록된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애플에 투자중인 칼 아이칸은 앞서 지난해 5월 애플의 주가가 과장되게 저평가돼있다며 당시 주가가 주당 240달러에 거래 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시총으로 환산하면 약 1조3000억달러에 달하게 된다.
알파벳의 분기 실적은 강력한 모바일 광고 매출에 힘입어 월가의 전망치를 손쉽게 웃돌았다.
2일 알파벳의 주가는 최대 4.4% 급등한 주당 804.50달러로 시총이 5465억달러로 확대, '당분간' 글로벌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반면애플은 1.2% 하락한 주당 95.28달러로 시총은 5280억달러로 감소했다.
알파벳은 지난해 핵심 구글(Google) 사업의 분사를 본격화하며 영업 구조를 개편했다.
실적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양사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IBM 등 전통적인 기술 대기업들의 시대가 저물며 양사는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장기간 경쟁을 이어왔다. 한때 양사는 손을 잡기도 했지만 2008년 구글이 자체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런칭하면서 '남남'이 됐다.
알파벳의 주가는 지난해에만 43% 급등했다.
반면 애플은 시그니처 제품인 아이폰에 대한 수요 감소에 고전하고 있다. 특히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다른 ' 블록버스터급' 제품의 부재도 고민거리다.
지난해 애플이 실적 실망감을 안긴 뒤 주가는 하락 일로를 걸었고,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주가가 약 18% 급락한 애플에 있어 9월로 예정된 아이폰7의 런칭은 실적 급성장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촉매다.
알파벳은 보다 점진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모바일 검색 부문의 성장세와 유튜브의 수익창출이 핵심이다.
확실히 월가 분석가들은 양사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양사 주가에 대해 '매도' 투자의견을 부도한 분석가는 없다.
애플의 주가는 현재 10.59배의 선제 주가수익비율이 적용되고 있는 반면 알파벳은 기술주 중 가장 비싼 22.47배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이체방크의 로스 샌들러 분석가는 투자 노트에서 "우리는 구글의 주가에 대한 현재의 재평가는 2/3정도 완료됐다고 보며,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파벳 주가에 가장 낙관적인 분석가인 샌들러는 2일 알파벳에 대한 목표가를 기존의 주당 900달러에서 1080달러로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브라이언 화이트의 분석가인 드렉셀 해밀턴은 분석가들 중 애플에 가장 강세 입장을 보인 인물로, 그가 제시한 애플의 목표가는 주당 200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