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5월16일 (로이터) - 독일 기업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 여부를 결정할 6월23일 영국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또 독일 산업계는 브렉시트가 영국과 독일 두 나라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로이터가 검토한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데이터에 따르면 금년 1분기 영국에 대한 독일의 직접 투자는 6% 감소한 44억유로(50억달러)로 밝혀졌다. 독일 기업들의 영국 투자는 이미 지난해 40% 넘게 크게 축소된 바 있다.
독일 산업협회 BDI의 매니징 디렉터 마르쿠스 케르버는 "영국의 EU 탈퇴는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독일 기업들에 불확실성을 의미한다"면 서 "기업들은 여기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투자를 늦추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르버는 영국 국민투표를 앞둔 독일 기업과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며 브렉시트는 앞으로 최소 2년간 여러 가지 법률적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영국과 독일 모두에 경제적 위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기업들은 영국내 최대 외국 투자자 가운데 하나다. 독일측이 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약 100개 영국내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민간 단체인 '저먼 인더스트리 UK'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는 2500개의 독일 기업 지사가 있으며 이들 독일 기업 들은 금융서비스, 제조업, 수송, 에너지, 소매 등 부문에서 약 50만명의 영국인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고 있다.
독일 기업들은 영국 투자계획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코멘트를 대체적으로 거부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의 매니저들은 영국 국민투표를 앞두고갈수록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지멘스 SIEGn.DE 의 대변인은 "우리 견해로는 영국이 EU에 계속 남는 것이 특히 부(富)와 고용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는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지멘스는 영국내 비즈니스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하지만 영국의 EU 탈퇴는 미래의 투자 결정에관해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 진출해 있는 다른 많은 독일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지멘스는 지난달 1만 4000명의 영국인 종업원들에게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지멘스가 직면하게 될 위험을 경고하는 편지를 보냈다.
DZ뱅크 연구조사는 브렉시트가 발생하게 되면 2017년 말까지 독일 경제에 450억유로(500억달러)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독일 기업들이 영국에 수출한 상품의 가치는 약 890억유로로 영국은 독일의 3번째 중요한 수출 시장이다. 동시에 같은 기간 독일은 영국으로부터 380억유로 정도의 상품을 수입했다. 독일은 작년에 영국과의 무역에서 약 510억유로의 흑자를 기록했다.
독일과 영국 두나라의 총 교역 규모는 1275억유로다. 독일 입장에서 영국은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중국에 이어 5번째로 큰 시장이다. 또영국 기업들에게 독일은 미국을 제치고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편집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