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6월02일 (로이터) - 미국의 5월 자동차 판매가 세단 수요가 주춤하고, 판매일이 단축된 영향에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제너럴모터스 GM.N 와 포드자동차 F.N 등 미 주요 메이커들의 판매가 급감세를 보였다.
1일(현지시간) 미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GM은 지난달 미국 시장의 전체 판매가 24만4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더욱 큰 폭의 감소세다.
포드자동차의 5월 판매도 전년비 6% 감소한 23만5997대에 그쳤다. 포드자동차는 미국의 5월 전체 자동차 판매가 약 8%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자동차 업계는 대공황(Great Recession) 이후 현저한 증가세를 기록해 왔지만 투자자들은 지난달의 자동차 판매 감소세는 경기에 민감한 업계의 약세 전환 기미를 경계해왔다. 지난달의 자동차 판매 감소는 이같은 전망에 불을 지피며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GM과 포드자동차의 주가는 이날 오후 거래에서 약 3%씩 급락하고 있다. 뉴욕증시의 벤치마크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0.2% 미만 후퇴 중이다.
그러나 매월 소비자 지출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자동차 판매가 약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해 왔던 일부 분석가들은 업계의 5월 성적표를 그다지 취약하다고 보지 않고 있다. 5월에 다른 달보다 판매일이 이틀 단축되고, 주말도 1회가 적었던 점을 감안해 분석가들 사이에서 이미 판매 감소세가 예상돼 왔기 때문.
IHS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브린리 분석가는 "아직 (판매량에서) 기록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판매 실적이 다른 판도를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 뒤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력하며 금리는 낮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도 이익 마진이 높은 트럭과 SUV 판매가 여전히 인기 가도를 이어가며 전통적인 세단 판매 감소세를 상쇄했다.
포드자동차와 GM, 피아트 크라이슬러 FCAU.N/FCHA.MI 등은 모두 SUV와 픽업트럭의 판매 증가세를 보고했다.
그러나 LMC 오토모티브의 제프 슈스터 분석가는 중형 세단의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여전히 간과할 수는 없는 비중이라고 지적했다.
GM은 세단을 제조하는 3개 공장의 생산을 축소, 5월 판매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날 밝혔다.
GM과 포드자동차에 이어 미국 3위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 7203.T 의 5월 판매 실적은 전년비 9.6% 감소한 21만933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53%였던 세단 등 일반 자동차 비중은 49%로 후퇴했다.
혼다자동차 7267.T 의 판매량도 전년비 4.8% 감소했지만 전체 업계의 흐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트럭과 SUV 차량 판매 감소폭이 일반 차량보다 더욱 크게 확대됐다.
포드 자동차의 일반 자동차 판매는 25%나 줄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5월 판매는 전년비 1% 증가한 20만4452대로 집계됐다. 특히 지프(Jeep) SUV 브랜드의 판매량이 14% 크게 늘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분석가들이 미 시장에서 판매 감소를 예상하지 않은 유일한 메이저 자동차 회사였다.
닛산자동차 7201.T 과 폭스바겐의 VOWG_p.DE 의 5월 미국 판매는 전년비 1%와 17.2%가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는 각각 7만1006대와 6만 2926대로 집계돼 전년 동기비 12%와 0.8%가 늘었다.
한편 로이터폴에 참여한 40명의 분석가들은 계절조정을 반영한 미국의 5월 전체 자동차 판매를 연율 1730만대로 추산했다. 이는 직전월에서 큰 변화는 없지만 전년 동기(1780만대)에 비해서는 감소세다. 오토데이터 코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사상 최대 규모인 1747만대를 기록했다.
(편집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