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9월01일 (로이터) - 유럽연합(EU)이 애플 AAPL.O 에 145억달러의 세금 고지서를 발부한 것은 유럽 은행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유럽위원회가 지난 30일(현지시간) 애플과 아일랜드의 거래가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것에 해당된다고 밝힌 것은 유럽의 과도한 행위를 겨냥한 미국의 반발에 더 많은 탄약을 제공해준 셈이다.
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RBS.L 와 도이체방크 DBKGn.DE 등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부과받게 될 벌금 액수가 얼마인지 모른채 기다리고 있는 유럽 은행들은 십자포화를 맞게될 수 있다.
표면상으로 애플이 당한 불쾌한 서프라이즈는 미국 법무부 등이 은행들의 과실에 대해 부과하는 벌금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 애플은 단지 아일랜드 정부와의 쌍무 합의 조건을 이행한 것이라는 논리적 주장을 펼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2014년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9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BNP 파리바 BNPP.PA 는 수단 테러 세력의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의 제재를 위반했다.
그렇지만 이 두가지 사례는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잘못을 저지른 기업들의 납부 능력이 벌금의 규모 결정 과정에서 일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심이다. 애플은 약 232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BNP 파리바의 경우 벌금을 내더라도 이 은행의 핵심 티어 1(core Tier 1) 자본 비율은 여전히 10% 이상을 유지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유럽과 미국 정치권간에 어느 한쪽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있을 때 즉각적 반격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주에 유럽은 글로벌 세금 공정성 추구를 방해하고 있다는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 애플에 대한 EU의 판결이 내려지기 앞서 선수를 쳤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은 유럽이 "남의 돈을 거저 먹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번 사태는 RBS와 도이체방크에는 중요하다. RBS가 안고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고객들에게 부적절하게 판매한 것과 관련,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벌금을 얼마나 추징당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도이체방크도 MBS와 관련된 벌금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도이체방크는 러시아인들이 서방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지적을 받는 이른바 미러 트레이드(mirror trades)에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큰 타격을 받게될 가능성이 있다.
RBS와 도이체방크는 미래에 부과될 수 있는 벌금을 해결하기 위한 자금을 일부 할당해놓고 있다. 그리고 모든 미국 정치인들이 EU의 은행들에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미국의 세법이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들로 하여금 대규모 현금을 외국에 쌓아두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유럽 은행들과 관련된 벌금 액수는 엄청나다. 법원 서류는 RBS 일개 은행이 물어야 할 벌금만 최대 130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잠재되어 있는 복수 욕구는 유럽 은행들이 물어야 할 벌금 액수를 크게 늘릴 위험을 안고 있다.
** 이 글은 칼럼니스트 조지 헤이와 도미니크 엘리어트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