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월6일 (로이터) - 만약 채권시장을 믿어야 한다면 세계는 지금 경기침체를 향해 나가고 있다.
주로 유가 하락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돼 올해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는 혼란은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렸고 또 선진국 국채 수익률 커브를 평평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은 '수익률 커브'의 움직임이 제로 금리, 아니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와 마이너스 국채 수익률, 그리고 수조달러에 달하 는 여러 중앙은행들의 부양조치가 실물 경제는 아니더라도 금융시스템에 파고들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세 둔화 내지 경기 침체를 가리키는 역 사적 관점에서의 예측 능력을 계속 보전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어느 국가 국채의 장기물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단기물 보다 높아야 한다. 왜냐면 투자자들이 보다 장기간 자신들의 자금을 빌려주면서 그들이 떠안아야 하는 신용과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에 대한 보다 높은 비율의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익률 커브가 왼쪽으로부터 오른쪽으로 가면서 가팔라지는 것이 "긍정적인" 수익률 커브다. 그러나 수익률 커브는 평평해지고 있다. 정책 금리가 빠르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때문에 단기물 수익률은 고정돼 있으며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치 하락은 장기물 수익 률을 압박하고 있다.
G+ 이코노믹스의 매니징 디렉터 레나 코밀레바는 "수익률 커브는 과거보다 조금 더 복잡해졌다. 지금의 수익률 커브 형태는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라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에 의해 아주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는 순수 성장 및 인플레이션 신호와 관계된 수익률 커브의 메카닉스(mechanics)를 변화시킨다"라고 덧붙였다.
코밀레바는 이어 "하지만 그것은 글로벌 성장을 다시 팽창시키거나 또다른 경기침체를 막아줄 중앙은행들의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서 항복을 시사한다. 신뢰도 면에서 좋은 신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커브 격차 - 즉 자금을 2년 빌리는 것과 10년 빌리는 데 지불해야 하는 비용 차이 - 는 이번주 110bps로 축소됐고 커브는 8년래 가장 평평해졌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90%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작년 12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거의 10년만에 기준금리를 처음 인상한 이후 40bps 넘게 하락한 것이다.
과거 수익률이 평평해진다는 것은 성장 둔화, 그리고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 수익률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역전된 수익률 커브(inverted curve)를 예고하는,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한 전조였다. 그리고 다가오는 경기침체에 대한 보다 정확한 가이드 역할을 했다.
미국 국채에서 역전된 수익률 커브는 1980년 이후 5차례, 모두 미국의 경기 침체에 앞서 나타났다. 영국 국채의 역전된 수익률 커브 또한 1980년 이후 3차례 영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기 전에 등장했다.
이와 달리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몇년간 목격된 영국 국채에서의 깊게 역전된 수익률 커브는 불경기로 이어지지 않았다. 일본도 1990년대 중반 이후 4차례 침체를 겪었지만 수익률 커브는 역전되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침체는 세계 경제가 인구 팽창 속도에 부응하는 데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대략 2.5%의 성장률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느슨하게 규정된다. 선진국의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 경제가 수축되는 것을 가리킨다.
씨티,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그리고 모간 스탠리 등 몇몇 투자은행들은 최근 몇주간 미국 또는 글로벌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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