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9일 (로이터)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 이후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 지를 둘러싸고 회의론이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전날 OPEC이 산유량을 일일 3250만~3300만배럴로 현재 수준에서 70만~80만배럴 줄이겠다는 합의가 도출됐다는 소식에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주여래 최고치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날 OPEC의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과 명확성이 결여됐다는 점이 부각되며 유가가 후퇴하고 있다.
오후 6시 정각 현재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 LCOc1 은 1.15% 하락한 배럴당 48.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전날 배럴당 2.72달러, 5.9% 오르며 장을 마감했으며, 이날 장중 배럴당 49.09달러로 9월 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 11월물 CLc1 은 0.55% 하락한 배럴당 46.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전날 배럴당 2.38달러, 5.3% 오르며 장을 마감했으며, 이날 장중 배럴당 47.47달러로 9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드니 소재 CMC마켓츠의 마이클 맥카시 수석 마켓전략가는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이 (OPEC의 감산 의지에 대해) 회의적인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이번 합의에는 어느 국가가 산유량을 얼마나 줄일 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OPEC은 각 회원국들의 감산 규모는 11월 정기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11월에는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도 감산 움직임에 동참 제의를 받을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감산 합의로 내년 상반기에 유가가 배럴당 7~10달러 상승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각 산유국들이 할당받은 규모의 감산을 제대로 이행할 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애스펙츠는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생산 현황이 불확실한 만큼 실제 감산 규모는 일일 40만배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BMI리서치의 피터 리 석유 및 가스 애널리스트는 "모든 산유국들의 산유량이 사상최대치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유량을 동결한다 해서 과잉공급이 극적으로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9월 23일까지 한 주 간 미국 원유재고가 5억270만배럴로 300만배럴 증가 예상을 뒤엎고 190만배럴 감소했다는 소식은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몇 주 전 미국 원유재고가 급감한 이후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원유 수입량과 더불어 재고량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원유재고를 발표한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연중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원유재고가 여전히 사상최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집 최아영 기자)